늦가을 스릴러 전쟁이 치열하다. 가슴을 울리는 멜로가 사라진 자리를 스릴러가 채우며 가을의 장르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주말(10월30이~11월1일) 흥행 순위 1위는 충무로 스릴러 ‘그놈이다’(45만6,237명)가 차지했다. 또 다른 스릴러 ‘더 폰’(35만5,150명)을 누르고 차지한 수위다. ‘더 폰’은 지난달 22일 함께 개봉했던 ‘특종: 량첸살인기’와 흥행을 다투며 극장가를 주도해왔다. ‘그놈이다’와 함께 지난달 28일 개봉했으나 저조한 흥행 성적(6,748명)을 보인 ‘어떤 살인’도 국산 스릴러다. 스릴러끼리 맞붙어 싸우다 또 다른 스릴러가 개봉 바통을 이어 받으며 흥행 왕좌를 주고 받는 모양새다.
스릴러의 개봉과 흥행 행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5일 개봉하는 김윤석 강동원 주연의 ‘검은 사제들’도 스릴러에 가깝다. 여고생에 깃든 악령을 쫓아내는 가톨릭 사제들의 활약을 그린 이 영화는 공포보다는 서스펜스에 기대 극을 전개한다. 5일 개봉하는 외화 중에도 스릴러가 2편이다. 미국 영화 ‘더 기프트’는 어느 부부를 위협하는 한 사나이를 통해 스크린에 긴장을 새긴다. 동남아 한 국가를 찾았다가 위기에 빠진 한 가족의 사연을 담아낸 ‘이스케이프’는 액션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다.
스릴러의 때 아닌 유행은 우연일 뿐이다. ‘더 폰’의 투자배급사 NEW의 양지혜 홍보팀장은 “영화 완성시기와 투자배급하는 다른 영화들 사이에서 일정을 조정하다 10월로 개봉시기를 정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다만 추운 날씨에 옷깃을 여미며 스릴러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새로울 만하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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