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젭 부시, ‘상황 심각하지 않다’고 여전히 딴소리

입력
2015.11.0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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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1일 미국 NBC방송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 공화당 후보 경선 상황이 심각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NBC방송 화면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1일 미국 NBC방송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 공화당 후보 경선 상황이 심각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NBC방송 화면

2016년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 토론회에서 세 번이나 연거푸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바람에 군소 주자로 전락했는데도,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가 사태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

부시 전 지사는 1일 NBC 방송의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 지난달 28일 치러진 3차 토론회를 망친 게 선거 유세에 치명적 영향을 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당초 지지율 반등의 최대 승부처로 꼽혔던 이날 TV토론에서 부시 전 지사는 ‘정치적 제자’인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에게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했다가 오히려 반격을 받고 민심을 잃은 상태다.

부시 전 지사는 프로그램의 척 토드 진행자가 ‘선거전이 잘못되고 있다는 일부 우려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방송 토론이 아닌 최근 뉴햄프셔주에서 진행된 소규모 유세를 본 사람이 있다면 나를 분명 다르게 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어떤 일을 잘하지 못했을 때 나는 일을 처음부터 시작해서 더 나아진다”며 “(2번째 경선 지역인) 뉴햄프셔 주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뉴햄프셔 사람들은 후보의 마음과 생각을 듣고 싶어 한다”며 “그래서 내가 뉴햄프셔에서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장담과 달리 언론 평가나 선거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1위를 차지했던 예측시장 평가에서는 3차 토론회 직전 루비오(최종 후보 확률 42%) 의원에게 선두를 빼앗긴데 이어, 토론회에서 망신 당한 뒤에는 도널드 트럼프(19%)에게도 밀려 3위(11%)로 밀려났다. 게다가 4위인 테드 크루즈(10%) 상원의원과의 격차는 1%포인트에 불과한 실정이다. 공화당 첫 경선이 열리는 지역이지만 경선 패배를 기정 사실화한 아이오와 주에서는 자원봉사자 4명을 모으는 데 그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공화당 주류 계층에서도 부시 전 지사 대신 루비오 의원에게 쏠리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 신문은 3차 토론회 이후 100만달러가 모금됐는데, 이 가운데 75%는 온라인 계좌를 통한 소액 기부금이어서 루비오 의원 지지층의 저변이 급속히 넓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일부에서는 여전히 공화당 소속 정치인들의 지지 선언을 가장 많이 확보했고, 가문의 후광 덕분에 확보한 선거자금도 여유가 있는 만큼 부시 전 지사의 반전 가능성이 높다는 반론도 나온다. 부시 전 지사는 이날 종교적 양심과 사형수와 범죄 피해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기존의 ‘사형제’ 옹호와는 다른 입장을 취하는 등 이 문제를 새로운 이슈로 치고 나올 태세를 보였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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