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틸리케 감독.
"깜짝 발탁은 없다. 명단에 변화를 줄 이유가 없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 2차 지역예선 명단을 발표한 울리 슈틸리케(61) 축구대표팀 감독의 첫 마디는 단호했다. 지난 1년간 발굴과 실험에 매진했던 그가 종착지로 향하는 로드맵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는 자신감을 내보인 셈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러시아월드컵 2차 지역예선 5, 6차전 미얀마(12일 수원), 라오스전(17일 원정)에 나설 태극전사 23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 10월 쿠웨이트와의 4차전과 자메이카 친선경기를 치른 명단과 큰 변화가 없었다. 원톱은 황의조(23ㆍ성남 FC)와 석현준(24ㆍ비토리아 FC)이 재신임을 받았고, 부상으로 물러나 있던 손흥민(23ㆍ토트넘)과 이청용(27ㆍ크리스탈 팰리스)이 합류했다. 대구 FC 골키퍼 조현우(24)와 윤영선(27ㆍ성남 FC)가 최초 발탁됐다.
슈틸리케 감독의 '황태자' 이정협(24ㆍ상주 상무)은 부상에서 복귀한 상태이지만 컨디션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시간을 주기로 했다. 권창훈(21ㆍ수원 삼성)은 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하는 것으로 교통 정리가 돼 슈틸리케호 명단에서 빠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남은 2차 지역예선과 내년에 치를 월드컵 예선전에 대해 장기적인 구상을 밝혔다. 그는 "(주전으로 뛸) 20여 명의 선수들을 보유한 상태이고, 이 중 누가 부상으로 이탈한다고 해도 남은 선수들로 빈 자리를 메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과 이청용의 발탁에 대해서도 "당장 손흥민을 미얀마전에 선발 출전시키겠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내년 3월에는 리그가 한창인 유럽파 선수들이 더 활약해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고, 이에 대한 대비를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슈틸리케 감독은 완성된 스쿼드 내에서도 내부 경쟁을 계속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 해 동안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23명이 아니라 35~40여 명이 거둔 것"이라며 "선수층이 두터워진 것은 긍정적이고 계속 선수들 사이에 선의의 경쟁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신태용(45) U-22(올림픽) 대표팀 감독도 중국 4개국 친선대회(11~15일)에 출전할 23인의 명단을 발표했다. 신 감독이"무명의 유럽파 선수를 불러들일 것"이라고 예고한 선수는 포르투갈 리그에서 활약하는 여봉훈(21ㆍ질 비센테)으로 드러났다. 신 감독은 여봉훈에 대해 "포르투갈 2부 리그에서 뛰는데 피지컬이 상당히 뛰어나다고 들었다. 비디오 분석 결과 우리가 중동에서 체력적으로 힘들 때 상당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불러들였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여봉훈을 비롯한 유럽파와 국내파 선수들 사이 호흡을 맞추고,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적용할 전술과 포메이션을 실험한다.
이현주 기자 memor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