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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 성장이 대림의 경쟁력” 아낌없는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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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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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직원 및 가족들이 그림을 그려 넣은 에코백을 제작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림은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 에코백을 미얀마와 동티모르, 스리랑카 등 제3국 어린이들에게 전달했다. 대림산업 제공
대림산업 직원 및 가족들이 그림을 그려 넣은 에코백을 제작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림은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 에코백을 미얀마와 동티모르, 스리랑카 등 제3국 어린이들에게 전달했다. 대림산업 제공

대림산업의 협력업체인 지안산업은 지난해 초 건축공사 시 건설자재를 결합하는 용도로 쓰이는 시멘트를 대체할 친환경 결합제를 공동개발하자고 대림 측에 요청했다. 고로슬래그 미분말, 탈황석고 등 산업부산물을 활용하면 시멘트와 달리 독성이 없으면서도 결합능력이 뛰어난 결합제 생산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지안산업은 아이디어뿐, 이를 실현할 개발비용, 인력, 개발 후 제품을 검증할 방법이 없어 개발에 착수할 염두가 나질 않았다.

대림은 즉시 협력업체의 의견을 받아들여 사내 연구소 인력을 활용, 1년 만에 결합제 개발에 성공했다. 새 제품은 아파트, 빌딩, 교량, 발전소 등 다양한 건축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품질이 우수했으며 녹색기술 인증까지 받았다. 게다가 시멘트보다 톤 당 5,000원 가량 저렴해 원가절감 효과까지 있었다. 대림산업은 지안산업과 공동으로 이 기술을 특허출원한 후, 협력업체의 영문을 딴 ‘Za-soil’이라는 이름으로 최근 상품 출시까지 했다.

대림산업은 건설업계에선 이례적이라고 할 만큼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중시한다. ‘협력업체의 성장이 곧 대림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기업이념처럼 단편적인 지원만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협력업체 체질 강화까지 도모하고 있다.

우선 협력업체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사장되지 않도록 2013년 8월 ‘성과공유제’를 도입했다. 협력업체와 공동목표를 수립하고 그 성과를 공유해 동반성장문화 정착에 기여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협력업체와 신기술 및 특허보유 업체 발굴, 공동 연구개발, 연구개발비 지원, 공동특허 등록, 특허 이전 등을 체계화했다. 김동수 사장은 “협력업체와 각종 정보를 공유해 새로운 가치와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상생에 대한 대림의 철학”이라며 “대림과 함께 일하는 수많은 협력업체와 그 임직원들에게 일자리와 이윤을 나눠 함께 발전하는 게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림은 협력업체들이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IT시스템 분야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협력업체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포털 시스템인 ‘어깨동무’를 개설한 게 대표적이다. 이 시스템에서는 기존의 구매, 입찰, 하자ㆍ보수 등 업무별로 나누어진 과제를 일괄 처리할 수 있도록 했으며 협력업체가 발주계획, 하자보수 관리현황 등 다양한 업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어깨동무 내에 협력업체와의 소통 공간인 ‘상생톡톡’이 있어 실무에 필요한 문제를 실시간으로 해결하고 있다.

대림산업 임직원들이 서울 창신동 지역의 기초생활수급자 집을 고치기 위한 자재를 운반하고 있다. 대림산업 제공
대림산업 임직원들이 서울 창신동 지역의 기초생활수급자 집을 고치기 위한 자재를 운반하고 있다. 대림산업 제공

대림산업의 협력 시스템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협력업체의 가장 취약한 부분인 유동성 문제를 돕기 위해 2006년부터 하도급대금 전액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으로 결제해오고 있다. 현재 80%에 달하는 현금결제비율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단기운용 자금을 필요로 한 협력업체에 무보증ㆍ무이자로 운영자금 136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우리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협력업체 재무지원을 위한 332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 협력업체에 대출 금리를 2% 우대하고 있다. 또 계약이행 보증을 면제하거나 감면해 협력업체의 보증수수료 비용도 경감하고 있다. 대ㆍ중소기업 협력재단과 ‘동반성장 투자재원’ 협약을 체결해 5년간 1억원을 지원하기로 약정했고 2014년에는 2,250만원을 출연했다.

대림은 협력업체와의 하도급 계약을 공정하게 체결하고 적정 이윤 보장을 추구하고 있다. 2014년 공정거래 관련 법규준수와 상생협력을 위한 300여개 협력업체와 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하고 불공정 거래를 방지하고 있다. 또한 하도급 저가심의제도를 도입해 예산 대비 82% 미만의 저가수주는 심의를 통해 ‘최저가’가 아닌 ‘최적가’ 낙찰을 유도한다. 협력업체의 적정 이윤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인 셈이다.

대림산업은 2차 협력사까지 상생지원을 하고 있다. 1차 협력업체에 지급한 기성대금이 2차 협력업체에 올바르게 지급되도록 매월 100여개 현장단위 별로 대금지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특히 건설사 중 최초로 2014년 7월부터 ‘상생결제시스템’을 도입해 전 현장에서 실시하고 있다. 상생결제시스템은 에스크로(Escro) 계좌 기능을 이용해 1차 협력사에게 지급한 기성대금이 노무자 및 2차 협력사에게 원활히 지급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대림은 협력업체의 경영 및 운영 능력 육성과 실질적인 상생협력을 실천하기 위한 체계적인 지원방안도 추진 중이다. 대림이 직접 비용을 부담해 협력업체에 외부 신용평가기관의 재무컨설팅을 제공하는 식이다. 협력업체 임직원들의 역량강화를 도모하고자 경영혁신, 원가절감, 노무, 품질, 안전, 환경 등 다양한 업무 분야의 교육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협력업체 직원 400여명에게 무료로 온ㆍ오프라인 직무 및 안전교육을 제공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무재해 현장이 구현되는 것도, 협력업체 직원들이 대림의 일원이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그들의 안전과 환경의식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관규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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