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수출액 전년동기比 16% 감소
저유가·中 경제 부진에 개선 난망
5년 연속 무역 1조弗 물거품 될 듯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달 수출액이 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 중국에 이어 유럽까지 감소세로 돌아서 대부분의 시장에서 수출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434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8% 줄었다. 수출 감소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2009년 8월 20.9% 감소 이후 6년 만의 최대치다. 무역 수지는 수입이 전년 동월대비 16.6% 줄어들면서 67억달러의 불황형 흑자를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비교 대상인 지난해 10월이 사상 최대 월간 수출을 달성해 지난달 하락폭이 더 커 보인다”고 말했다.
수치상 변화보다 더 심각한 것은 시장의 변화다. 중국, 미국, 일본, 동남아 지역의 수출이 계속 줄고 있으며 유럽마저도 지난달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9월 19.7%로 증가세를 보였던 대유럽 수출은 지난달 다시 12.5% 감소로 돌아섰다.
대미 수출은 9월 3.6% 감소에서 지난달 11.4%로 감소폭이 더 벌어졌다. 대 중국 수출도 지난 9월 5.0% 감소에서 지난달 8.0%감소로 폭이 커졌고 대일 수출 역시 9월 24.4% 감소에서 지난달 25.6% 감소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를 제외한 석유화학, 선박 등 주력 품목 대부분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석유제품은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서 수출단가 역시 떨어진데다 정기 시설보수로 5개월 만에 총 수출 물량이 감소로 전환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8월 석유제품 수출단가가 51.1달러로 떨어지면서 누적 수출액이 227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9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선박 분야 수출은 지난해 10월 3척이 수출됐던 선박 해양플랜트가 지난달 한 건도 수출되지 못하면서 수출 규모가 지난해 대비 무려 63.7% 감소했다. 믿었던 반도체 수출도 메모리 단가가 떨어지면서 감소로 돌아섰다.
4분기에도 상황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워 정부가 5년 연속 목표로 하는 연간 무역 규모 1조달러는 달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불확실하고 중국 경제의 부진이 지속돼 수출 전망이 좋지 않다”며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란 등으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 하고 화장품, 의약품 등 유망 소비재 수출품목을 계속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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