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위협한 택시 난폭운전도 협박죄" 첫 판결

차에 탄 승객이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난폭운전을 했다면 ‘협박죄’로 봐야 한다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나상훈 판사는 택시에 탑승한 승객을 상대로 한 특수협박, 무고,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운전자 김모(40)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김씨는 올해 6월 11일 오전 서울 반포동 반포대교에서 승객 이모(42)씨를 뒷좌석에 태우고 가던 중 이씨가 “빨리 가달라”고 한 말에 화가 나 피해자가 생명과 신체의 위협을 느낄 만큼 난폭운전을 해 피해자를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일부러 차량 속도를 올려 앞차와의 간격을 좁히는가 하면, 차선을 갑자기 변경하는 등 거칠게 차량을 몰았다. 운전자의 행동에 겁을 먹은 이씨가 천천히 가달라고 하자 김씨는 반포대로 북단 도로에 갑자기 차량을 세운 뒤 피해자를 끌어내려 폭행하고 피해자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게는 “이씨가 욕하면서 주먹으로 오른쪽 뒷머리를 폭행했다”고 허위 진술까지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난폭운전 탓에 실제로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을 느낀 점으로 미뤄 피고인의 행위는 특수협박죄 상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김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