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14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두산표 ‘반전 드라마’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올 가을, 두산은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섰다.
두산은 지난달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13-2로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대망의 패권을 차지했다. 두산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것은 전신 OB 시절을 포함해 통산 네 번째이며 2001년 이후 14년 만이다. 또 2001년에 이어 팀 두 번째이자 전체 세 번째(1992년 롯데 포함)로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쥔 주인공으로 남게 됐다. 김태형(48) 두산 감독은 김응용(1983년 해태)-선동열(2005년 삼성)-류중일(2011년 삼성) 감독(대행 출신 제외)에 이어 역대 4번째로 데뷔 시즌에 우승한 사령탑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빛난 투수는 단연 더스틴 니퍼트(34)였다. 2011년부터 두산 유니폼을 입고 뛴 니퍼트는 올 시즌 잦은 부상으로 20경기에 나와 6승4패 평균자책점 5.10에 그쳤다.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성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에이스의 가치를 가을야구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선발로 4경기, 중간 투수로 1경기에 등판했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따냈고, NC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완봉승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몰렸던 4차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 쾌투로 팀에 승리를 안겨 반격의 기회를 만들었다. 한국시리즈 들어서도 그의 호투는 변함 없었다. 니퍼트는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 5차전에서는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⅓이닝 무실점으로 승리의 디딤돌을 놨다. 그가 버티는 마운드를 넥센과 NC, 삼성 모두가 넘지 못했다. ‘84억원의 사나이’ 장원준(30)도 포스트시즌에서만 3승을 올리며 몸값을 했다. 정규시즌에서 18승(5패)을 거두며 활약했던 유희관(29)은 가을야구에서 부진해 마음고생을 했지만 가장 중요한 5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따내고 팀의 우승을 확정 지었다.
한국시리즈 MVP는 시리즈 도중 왼손 검지를 다치고도 타율 0.571(14타수 8안타)에 1홈런 5타점을 기록한 정수빈(25)에게 돌아갔다. 정수빈은 5차전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쐐기 3점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활약했고, 기자단 투표에서 66표 중 41표를 얻어 MVP로 뽑혔다. 부상 투혼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번트를 대는 과정에서 왼손 검지를 다쳐 6바늘을 꿰맸다. 부상 영향으로 3차전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고, 3차전부터 통증을 참은 채 지명타자로 다시 선발 출전했다. 3차전에서 2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고, 4차전에서도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활약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우승이 눈앞으로 다가온 5차전에서 경기에 마침표를 찍는 홈런을 쳤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