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실적 발표 기간이 중반을 넘어선 가운데 삼성그룹 계열사 4곳이 기대치를 크게 웃돈 ‘깜짝 실적’을 냈다. 이에 힘입어 삼성 계열사의 시가총액은 한달 새 무려 38조원이 늘었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3개월 내 실적 추정치가 있는 상장기업 중 10월까지 3분기 실적(연결 재무제표 잠정 기준)을 발표한 삼성 계열사는 11곳으로 이 가운데 6곳은 시장 기대보다 좋은 성적표를 내놨다. 특히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평균 전망치)보다 10% 이상 많은 이른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곳도 4곳에 달했다.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치보다 12.45% 많은 3분기 영업이익을 냈으며, 삼성중공업(298.29%)과 삼성SDI(160.05%), 삼성정밀화학(54.06%) 등도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여기에 역대급 주주환원 정책까지 내놓은 삼성전자는 최근 9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0월 말 202조947억원으로 한달 전인 9월 말(167조374억원)보다 무려 35조원 가량 늘었다.
다만 삼성엔지니어링은 1조5,000억원 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호텔신라의 영업이익도 시장 기대치보다 86.06% 적었고, 삼성에스디에스(-24.01%)도 어닝 쇼크(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10% 이상 하회)를 기록했다. 제일기획(-1.68%)과 삼성카드(-0.26%)의 3분기 영업이익도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했다.
다른 주요 대기업 그룹도 대체로 무난한 성적표를 내놨으나 현대자동차와 LG그룹은 대표 기업의 실적이 다소 부진해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국내 4대 재벌 중 현재까지 가장 무난한 성적표를 내놓은 그룹은 SK다. SK이노베이션(124.85%)이 시장 기대치(1,619억원)를 훌쩍 뛰어넘은 3,64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놓은 데 이어 SK하이닉스(1.08%), SK네트웍스(2.93%), SKC(3.27%) 등 실적 전망치가 존재하는 계열사 7곳 중 3분기 실적을 발표한 4곳이 모두 기대치를 웃돌았다.
현대자동차 그룹에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상장 계열사 8곳 중 기아차(10.16%)와 현대로템(334.22%)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그러나 현대차(-5.75%)와 현대위아(-3.17%), 현대제철(-8.24%) 등 3곳의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특히 폭스바겐 사태와 환율 효과의 덕을 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현대차는 영업이익이 1조5,039억원에 그쳤다. 지난 2010년 4분기 이후 5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LG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계열사 9곳 중 LG생명과학(177.56%)이 유일하게 시장 기대치를 10% 이상 뛰어넘으며 ‘어닝 서프라이즈’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LG생활건강(9.06%)과 LG화학(7.46%), LG전자(7.42%), LG하우시스(5.22%) 등 4곳도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내놨다. LG전자는 기대치는 소폭 웃돌았지만, 휴대전화 사업이 6분기 만에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김용식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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