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중인 시리아 평화회담에서 시리아 과도 정부 수립과 휴전이 고려되고 있다고 AP가 30일 보도했다.
AP는 익명의 서구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국과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등 관련국들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야권 의원들로 과도정부를 구성한 후 4~6개월 안에 휴전 협정을 추진할 계획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아사드 대통령이 얼마나 오래 과도 정부를 이끌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 관계자들은 미국 및 협상 국가들이 25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1,100만명 이상이 자국을 떠난 4년6개월간의 내전 종식을 향한 첫 번째 단계로 이 계획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들은 합의가 아직 도달하지 않았지만,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19개국이 이 아이디어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협상은 중동 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사우디와 이란이 처음으로 한 테이블에 앉아 돌파구 마련의 기대를 높였다. 두 국가의 대립은 시리아 사태를 끝없는 수렁으로 밀어 넣는 근본적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사우디와 이란은 이번 협상에서 아사드 대통령의 거취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시리아가 정상국가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아사드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이란은 이를 전면 거부하면서 대립해왔다. 시리아 사태의 중재역할을 맡고 있는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19일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 문제와 관련해 그 시기와 조건을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혀 이란을 이번에 협상장으로 불러내는 길을 텄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 7월 핵 협상 타결에 성공하면서 빠른 관계 진전을 원하는 양측이 시리아 사태 등에서도 문제 해결을 위한 모종의 합의를 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9일 빈에 도착한 케리 국무장관은 핵 협상 파트너였던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을 따로 만났다고 AP는 전했다. 자리프 외무장관은 평화회담과 관련해 “회담 참석이 어떤 조건이든 수락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시리아인들이 수용할 수 있는 영구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국영 IRNA통신에 강조했다.
하지만 사우디와 이란 간 누적된 불신이 협상의 난제라고 뉴욕타임스는 29일 보도했다. 이란을 대화상대로 인정치 않는 사우디가 사실상 협상에 대해 별다른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빈에 도착한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이란과 러시아가 이번 회담에 참석한 의도를 알아볼 것”이라며 이란의 갑작스런 회담 참석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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