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허경민
[잠실=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그 분이 오셨나봐요."
두산 허경민(25)의 방망이가 쉼 없이 돌아간다. '화수분 야구'의 대명사인 두산이 이번 가을 건진 최고의 보물은 단연 허경민이다.
허경민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회초 첫 타석부터 삼성 선발 피가로에게 유격수 쪽 내야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21안타를 기록 중이던 그는 22번째 안타를 신고하며 역대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썼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01년 안경현(당시 두산)과 2009년 박정권(SK), 2011년 정근우(당시 SK)가 가지고 있던 21안타다.
하지만 새롭게 떠오른 가을 사나이 허경민은 이 기록을 사뿐히 뛰어 넘었다. 그는 5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 우전 안타를 또 때려내며 이번 가을야구에서 23번째 안타를 작성했다. '가을 사나이로'로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는 활약이다.
스스로도 깜짝 놀랄 만한 성적이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만난 그는 "그 분이 오신 것 같다"며 쑥스러워했다. 올 시즌 백업에서 주전으로 도약하며 타율 0.317를 기록해 잠재력을 드러냈지만 이토록 뜨거운 가을을 보내게 될 줄은 몰랐다. 그는 "포스트시즌에서는 다 좋은 투수들이 나오기 때문에 이렇게 잘 할지 몰랐다"며 웃음 지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오느라 체력적으로도 지칠 만한 시기지만 팀을 위해 더욱 힘을 내고 있다.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는 자신의 파울 타구에 왼 발등을 맞았다. 하지만 그는 툭툭 털고 일어나 거침없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뼈에 이상이 없는 한 아프다고 하면 안 된다"며 승리를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의 맹타 속에 두산은 4-3으로 이겨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단 1승 만을 남겨놓게 됐다.
사진=임민환 기자
잠실=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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