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8일 역사적인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미얀마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 소속 의원이 유세 도중 흉기 습격을 당해 부상했다. 이번 테러는 지난 2011년 민주화 추진 이후 처음 실시되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발생한 것이어서 미얀마 정세가 또 한번 요동칠 전망이다.
AFP등 외신들은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나잉 응안 린 하원의원이 29일 밤 지역구인 양곤에서 유세 도중 흉기를 든 괴한을 제지하려다 많은 상처를 입었다”고 30일 보도했다. 린 의원은 머리와 팔에 큰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린 의원 외 선거운동원 2명 등 다른 당원들도 부상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NLD 선거본부 관계자는 “한 남성이 유세 트럭을 향해 소리를 지르고 NLD 당원을 주먹으로 때려 주변 사람들이 말렸다”며 “조금 뒤 이 남성이 마체테(날이 넓은 긴 칼를을 들고 다른 남자 두 명과 함께 나타났다”고 말했다.
범행 직후 용의자들은 경찰에 체포됐으나, 아직 정확한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NDL 측은 이번 흉기 습격을 “총선 최악의 사건”이라고 규탄하고 경찰에 “신속 정확한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미얀마 선관위는 앞서 “분쟁과 홍수 등 천재지변으로 공정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며 지난달 중순 이후 7개 지역구의 선거를 취소했다. 이에 당초 상하원 498명을 선출해야 하지만 이번에는 491명만 뽑게 됐다. 총선에서는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제1야당인 NLD가 집권 여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을 누르고 승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장 최근 치러진 2012년 보궐선거에서도 NLD는 높은 지지율로 전체 45석 중 43석을 휩쓸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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