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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당국 부인에도 록히드 마틴 "사드 협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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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당국 부인에도 록히드 마틴 "사드 협의 중"

입력
2015.10.3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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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록히드마틴사가 개발한 사드 미사일 발사장면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개발한 사드 미사일 발사장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의 제조 업체인 록히드마틴사가 “한국과 미국 정부가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공식ㆍ비공식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즉각 부인했다. 그러나 내달 2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사드 배치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록히드마틴에서 항공 미사일 방어를 담당하는 마이크 트로츠키 부사장은 2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정책적 사항은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양국의 정책당국자들 사이에서 지금 사드의 한반도 배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만은 확인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협의

채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공식 비공식 차원에서 모두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일 논의의 형식이 궁금하다면 실제 대화를 하는 양국 정부 당국자에게 이야기를 해보라”고 공을 넘겼다.

그는 ‘한국이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는데 패트리어트(PAC-3) 미사일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한국과 같은 나라는 다층적 방어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합리적”이라며 사드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록히드마틴 고위 관계자의 이 같은 주장은‘사드 문제를 미국에서 요청하거나, 협의하거나, 결정된 바 없다’는 우리 정부의 이른바 ‘3 NO’ 주장과 전면 배치되는 내용이다.

우리 정부는 록히드마틴의 주장을 즉각 부인하며,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와 관련해 한미 양국이 협의하고 있는 것은 전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30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 정부 내에서 의사결정이 안된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우리한테도 요청해온 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록히드마틴사가) 무엇을 근거로 이 얘기를 했는지 알지 못한다”며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한미 정부간 협의하지 않고 있다”며 “사드의 해외 배치 문제는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에 파견된 미군을 보호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미 국방부가 한꺼번에 배치 결정을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일단 미국 정부가 한반도의 사드 배치를 요구해 오면, 우리 정부는 북한 핵 미사일 위협 등 안보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익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한미 양국 공히 ‘현재 진행중인 사드 논의는 없다’고 부인하면서 록히드마틴이 양국 정부와 협의 없이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나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록히드마틴이 사드 제조업체라는 점에서 한미안보협의회의(SCM)을 앞두고 전략적으로 사드 문제를 공론화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높이려는 전략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일각에선 미국 정부가 SCM에서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언급하기 위해 한국의 여론을 사전에 떠보기 위해 일부러 록히드마틴을 앞세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국방부는 “SCM 의제에 사드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국방위에 출석한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우리 정부가 사드 문제에 수동적인 입장을 보이니까 제조업체까지 나서 치고 빠지기 식 여론전을 펼치는 거 아니냐”며 “록히드마틴이 이 같은 주장을 펼친 의도와 배경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한편 정부 차원에서 세게 항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윤주기자 kkang@hna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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