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여성이 백인 여성보다 유방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높아졌다고 뉴욕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처음부터 유방암 진단을 받을 확률이 백인 여성이 더 높았다.
미국 암 학회(American Cancer Society)의 신간 보고서를 집필한 캐롤 데산티스 박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흑인 여성의 유방암 발병률이 백인 여성과 비슷해 졌다”며 “유방암은 흑인 여성에게 더 치명적인 질병이 됐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여성 10만 명 중 유방암에 걸린 여성은 2004년 백인 135명, 흑인 120명이었다. 하지만 2012년에는 유방암 발발 흑인 여성이 135명으로 증가, 백인 여성과 비슷해졌다. 특히 흑인 여성들은 백인 여성 보다 어린 나이에 유방암으로 판명되거나 더 많이 유방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변화의 가장 유력한 요인으로 ‘비만’을 꼽았다. 백인 여성의 비만율은 꾸준히 33%에 머무른 반면, 흑인 여성 비만율은 지난 10년 동안 39%에서 58%로 급증했다. 비만 정도와 유방암 발병률이 비례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비만 외에 결혼 패턴, 생활 수준 등 생활요인도 발병률을 높이고 있다. 한 전문가는 “모유 수유는 유방암을 예방한다”며 “흑인 여성이 백인에 비해 아이를 적게 낳거나 늦게 낳는데 이 또한 흑인 여성의 유방암 발병률과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로스웰파크 암 연구소의 크리스틴 모이시치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미국 내 흑인과 백인의 생활 수준에 여전히 차이가 존재한다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그는 흑인 여성이 받는 의료수준이 백인에 비해 현저히 낮은 현실을 지적하며 “비용이 많이 드는 유방 검진용 X선 촬영을 못 받거나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은 문제 등 경제적인 문제가 흑인 여성의 암 발병률을 높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암 학회 관계자는 “유방암은 피부암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다”며 “45세 이상의 여성은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영현 인턴기자(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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