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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남자와 사는 아내들, 울고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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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남자와 사는 아내들, 울고싶어라

입력
2015.10.3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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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출신 남편과 살 경우보다

가사노동 하루 68분 더하는 꼴

남아선호 강한 지역 출신일수록

가사분담 꺼려해 갈등 유발

남아선호 사상이 강한 지역 출신 남성과 결혼한 여성이 그렇지 않은 지역 출신 남성과 결혼한 여성보다 더 오랜 시간 가사노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서울대에서 열린 한국노동패널학술대회에서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에스더 연구원(경제학과 박사과정)이 발표한 논문‘부모의 남아선호, 성 역할 태도와 가사분담’에 따르면 이론적으로 출생성비(여아 100명당 남아 수)가 1명 늘어날수록 여성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3.4분 늘어났다. 예컨대 출생성비가 101인 지역 남성과 결혼한 여성은 출생성비가 100인 지역 남성과 결혼한 여성에 비해 집안일을 매일 3.4분 더한다는 의미다. 이 조사는 지난해 전국의 맞벌이 부부 950여 쌍의 하루 일과를 분석해 나왔다.

태아의 성 감별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던 1990년을 기준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경북의 경우 출생성비가 131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경북 출신의 남자와 결혼한 여성은 같은 시기 출생성비가 가장 낮은 경기(111) 출신 남성을 만났을 때보다 하루에 68분이나 더 가사노동을 담당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구(129), 경남(124) 등 경상도 지역의 출생성비가 대체로 높았고 서울과 강원은 113으로 낮은 편이었다. 당시 전국의 평균 출생성비는 116이었다. 경남 출신 남성과 결혼한 신모(52)씨는 “집안 어른들 영향으로 보수적인 경상도 남편들은 아직도 남자가 할 일, 안 할 일을 구분하고 있다”며 “명절 가사노동을 비롯해 집안일 분담문제는 부부싸움의 단골 이슈”라고 말했다.

아내의 가사노동 시간은 본인의 문화적 배경이나 남녀 성 역할 인식과는 상관관계가 없었다. 반면 남편이 전통적인 성 역할을 고수할수록 아내의 가사노동 시간은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이철희 교수는 “최근 결혼 기피현상과 떨어지는 출산율은 남녀간 불평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에 남편이 먼저 인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2000년대부터는 성비가 정상수준(100~107)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가정 내 불평등 문제는 빠른 속도로 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남성 개개인의 인식 개선도 중요하지만 남성의 가사노동을 장려하는 인식개선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상수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평등사회연구센터장은 “아들 선호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지만, 5년 전과 비교하면 남성의 가사참여는 하루 평균 5분 늘어나는 것에 그쳤다”며 “젊은 남성들이 의지를 갖고 아내를 돕고 싶어도 직장의 야근문화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진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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