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귀국해 각각 소속팀으로 복귀
공격의 핵 이승우는 바르셀로나로

2년을 달려온 ‘최진철호’의 여정이 지구 반대편 칠레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동고동락했던 최진철(44) 감독과 ‘최진철의 아이들’에게도 이별의 시간이 다가온 셈이다.
최 감독이 이끌었던 2015 국제축구연맹(FIFA) U-17(17세 이하) 칠레월드컵 대표팀은 지난 29일 벨기에와의 16강전에서 2-0으로 패해 대회를 마무리했다. 역대 최고 성적을 내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다 이룰 수는 없었지만 얻은 것이 많았다. FIFA 주관대회 최초로 브라질을 꺾었고, 무실점 조별리그로 단 두 경기만에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단 며칠 간에 불과했지만 국민들은 한국 축구를 책임질 그들의 활약에 큰 희망을 부풀렸다.
여정을 마무리한 이들은 3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소속팀으로 복귀한다. U-17 대표팀과는 이별이지만 한국 축구의 주축으로 성장하는 날까지 이들의 도전은 계속된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가능성을 확인 받은 선수들은 2년 뒤 한국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에서 뛸 확률이 높다. U-20 월드컵은 월드컵과 U-17 월드컵, 컨페더레이션스컵과 함께 FIFA가 주관하는 4대 축구 대회 중 하나다. 최진철호에서 활약한 이들은 다시 고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날개를 펼 날을 기다린다. 안익수(50) 감독이 이끌고 있는 U-18팀과 주전 경쟁을 펼칠 가능성도 크다. 그라운드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이승우(17ㆍ바르셀로나)는 다시 짐을 싸지만 더 큰 성장을 위해 스페인 리그로 향한다.
최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놓고 다시 대한축구협회 전임 지도자로 돌아간다. 2002년ㆍ2006년월드컵에서 ‘투혼의 아이콘’으로 빛났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 번뜩이는 용병술과 따뜻한 리더십으로 명장의 칭호를 얻었다. ‘늦깍이’국가대표였지만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 된 것처럼 ‘늦깎이’ 사령탑이었지만 한국 유소년 축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본업으로 돌아가는 최 감독이 다시 한국 축구에 어떤 씨앗을 뿌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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