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록 제조·판매 업자들 기소
올해 6월 일명 우주술이라 불리는 제조법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블로그 등 온라인을 타고 빠르게 퍼져 나갔다. 보드카 등 여러 종류의 주류를 섞어 만들어 알코올 도수가 20도를 웃돌 정도로 독한데도 이 술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술을 휘저으면 나타나는 반짝이 때문이었다. 보라색, 녹색, 빨간색 등 화려한 색감으로 젊은 층의 눈을 사로잡은 술은 그 속에서 부유하는 반짝이들이 마치 우주의 은하수를 보는 것 같다고 해서 ‘우주술’ ‘은하수술’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반짝이가 떠오르는 모습을 생생하게 촬영한 동영상 등 우주술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이를 판매한 주점에서 품귀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우주술에는 국내에서 식품첨가물로 허가받지 않은 설탕공예용 반짝이 색소가 첨가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서부지검 부정식품사범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철희)은 제품에 원재료명을 표시하지 않는 등 무등록으로 술을 제조한 일당과 판매업자 12명을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모(26)씨 등 2명은 6월 충남 천안의 한 주점에서 제조한 우주술 L제품 570병을 전국 각지 주점에 판매해 2,500만원을 챙겼다. 이들이 사용한 반짝이 색소에는 과다 복용할 경우 과잉행동장애(ADHD)를 일으킬 수 있는 아조루빈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 등은 우주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이달 1일 대전에서 아예 30㎡ 규모의 양조장을 통째로 빌려 대량 생산에 들어가려 했으나 일주일 만에 검찰에 검거돼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이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모(35)씨 등 10명은 대구 대전 전주 등에서 주점을 운영하면서 7월부터 최근까지 L제품을 사들여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중에 유통 중인 또 다른 우주술 V제품은 미국에서 허가를 받아 해외사이트를 거쳐 국내에 반입되고 있어 단속 대상에서 제외됐다. 검찰 관계자는 “V제품이 SNS에서 회자되자 우주술 인기에 편승해 부당이득을 취하려 한 범죄”라고 말했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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