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VDT(Visual Display Terminalㆍ영상표시단말기)증후군 환자도 최근 4년 새 30%나 늘었다. VDT증후군은 근막통증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 거북목 등 전신 증상을 수반하지만 단말기에 노출되는 눈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더 위험하다.
대한안과학회(이사장 김만수 서울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눈 건강을 위협하는 3대 VDT증후군 안질환으로 안구건조증, 눈 근육의 과도한 긴장으로 인한 조절장애, 영상단말기의 블루라이트로 인한 황반변성 등을 정했다고 최근 밝혔다.
VDT증후군의 가장 대표적인 안질환인 안구건조증 환자는 2004년 97만 명에서 지난해 214만 명으로 10년 새 2배 이상 늘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같은 기간 10대 청소년 환자 증가율은 195%, 30ㆍ40대 환자 증가율은 207%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을 사용하는 연령대 환자가 두 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조절장애는 스마트폰ㆍ모니터를 근거리에서 오랜 시간 집중 사용하는 VDT작업을 지속할 때 눈 초점을 정확히 맺는 기능이 떨어져 눈이 피로하며 시야가 흐려지게 되는 증상이다.
오재령 고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VDT작업 후 발생하는 조절장애는 작업 후 증상이 나타나며, 휴식 후 증상이 호전되는 특징이 있다”며 “그러나 안구가 발달하는 시기인 9세 이하 어린이는 이러한 조절장애가 가성 근시(가짜 근시)를 거쳐 결국에는 진성 근시(진짜 근시)로 진행할 수 있다”고 했다.
영상단말기의 블루라이트로 인한 황반변성은 스마트폰, TV 등의 디지털 기기의 장시간 사용은 눈을 블루라이트(Blue-Light)에 더 과다하게 노출돼 생길 수 있다. 블루라이트는 짧은 파장(380~500nm)을 가지는 가시광선의 일종으로 파장이 짧을수록 광자에너지가 늘어나 눈 건강에 치명적인 광손상을 쉽게 일으킨다. 쉽게 접하는 LED 조명과 스마트폰, 컴퓨터 모니터, TV, 태블릿 PC 등 디지털 기기에서 발생한다. 박성표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안과 교수는 “VDT사용 시간이 길어지고 사용 연령층이 낮아지는 현대인의 생활패턴을 고려할 때 노년층의 황반변성 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학회는 VDT사용에 따른 눈 질환 예방을 위해 생활 속 예방수칙을 마련했다. ▦50분 VDT작업을 한 후 10분을 쉬어야 한다 ▦2시간 이상 VDT 사용은 금물이다 ▦눈을 감거나 먼 곳을 바라보며 휴식하면 된다 ▦너무 춥거나 건조한 환경은 피해야 한다 ▦실내온도는 18~24도, 습도는 40~70%를 유지하는 것이 눈 건강에 좋다 ▦VDT 화면 높이는 눈보다 낮게 하고 화면 밝기는 중간 밝기로 설정하면 된다 ▦차를 타고 갈 때나 걸을 때에는 VDT 화면을 장시간 주시하지 말고 화면과 눈과의 거리는 40~70㎝ 정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눈이 피로할 때는 눈을 자주 깜빡이고, 무엇보다 정기적으로 안과를 방문해 눈 건강을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등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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