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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화] 마지막엔 디저트가 제격: 단호박 푸딩

입력
2015.10.3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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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소통의 케미가 터지는 음식이야기로 시작한 '서태화의 쿡스타그램'. 오늘로써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처음 이 칼럼 제의를 받았을 때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었지만 이내 용기를 내서 시작을 한 일이었다. 하다 보니 재미도 느끼며 점점 애착을 갖게 됐는데 막상 마지막 칼럼을 쓰고 있자니 왠지 모를 섭섭함과 아쉬움이 교차된다. 사실 굉장히 부담도 됐었다. 1주일에 한 번이 뭐 그리 힘든가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글을 쓸 때는 그 다음주 원고마감이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빨리 돌아오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음,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현역 배우 중에 일간지에 '음식 칼럼'을 연재한 배우가 있었는가? 나는 들어보지 못했다 혹시... 그러면 내가 최초? ㅋ 그러고 보니 나는 최초, 처음이라는 타이틀과 인연이 있는 겉 같다. '친구' 라는 영화로 우리나라 영화 사상 최초로 800만 이상 관객동원, 우리나라 최초의 패러디영화 '재밌는 영화' 출연, 연예인으로서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최초 우승, 우리나라 최초의 요리 토크쇼 MC... 최초, 처음이란 단어는 항상 설렘과 자부심을 동반하는 단어라는 생각이 든다.

가만히 돌이켜 보면 참~ 버라이어티한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다. 성악을 전공해 유학 가서 석사학위까지 받고도 배우의 길로 접어들어 연기를 하고, 또 이제는 셰프라는 호칭을 들으며 조리의 길까지. 더 재미있는 건 비중의 차이는 있지만 성악가, 연기자, 조리사 이 세 가지를 모두 다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고 보니 이 세 가지를 다 하고 있는 사람도 아마 내가 처음 아닌가 싶다.

'서태화의 누들샵' 촬영 당시 모습.
'서태화의 누들샵' 촬영 당시 모습.

누구는 말한다. '인생 뭐 있어?'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정말 인생 뭐 있더라. 한 번 살아 볼만한 게 인생이더라. 맛에도 쓰고 달고 짜고 신맛이 있듯이, 즐겁고 행복한 것만이 아닌 괴롭고 힘든 것 조차 넓게 보면 재미인 것이다. 나는 이 모든 걸 재미라고 통칭하고 싶다. 고로 인생은 재미있는 것이다.

요즘 TV프로그램들도 내 입장에선 참 재미난 게 많다. 즉 내가 볼 것이 많아졌다. 쿡방이 유행하며 음식 관련 프로그램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쿡방 붐으로 음식 관련된 프로그램을 마구 쏟아내는 과정에서 마치 설탕이 최고의 양념인 양, 국민 건강에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상황은 다소 걱정스럽다. 조만간 정리가 되며 좀 더 양질의 프로그램들이 지속적으로 제공될 거라고 믿는다. 순간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고 인간들이 음식을 섭취하는 한, 쭉 이어 갈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온 국민이 좀 더 바른 음식,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어 대한민국 식문화가 한 단계 더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 소개할 음식은 단호박 푸딩이다. 음식의 순서에도 마지막엔 후식이 나오 듯 서태화의 쿡스타그램 6개월간의 메뉴 중 마지막 코스로 디저트를 준비했다. 끝까지 맛있게 드시고 이 '식당'을 잊지 말아줬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이 칼럼을 제의해줘서 내 삶을 좀 더 재미있게 만들어준 한국일보의 김영신 기자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요리하는 배우

● 단호박 푸딩(4인분)

*재료: 단호박 500g, 생크림 150ml, 설탕 60g, 우유 200ml, 달걀 1개, 달걀 노른자 2개, 바닐라 에센스 소량

* 카라멜소스 재료: 설탕100g, 물 50ml, 생크림 적당량

● 만드는 법

1. 단호박은 적당한 크기로 잘라 물에 적신 후 랩을 씌우고 전자레인지에 넣어 익힌다. 뜨거울 때 껍질을 제거하고 체에 으깨어 내린다. 이렇게 으깨어 내린 단호박을 200g 준비한다.

2. 1의 단호박을 불에 넣고 설탕을 더해 섞는다. 생크림, 우유, 달걀노른자, 바닐라 에센스를 넣고 섞는다.

3. 2를 코코뜨(Cocotte. 작은 내열 용기)에 넣어 중탕상태로 120도 오븐에 넣고 약 45분간 익힌다.

4. 익으면 꺼내 식히고 냉장고에 넣는다.

5. 캬라멜 소스 만들기

냄비에 1/3분량을 넣고 녹인다. 녹으면 남은 설탕의 1/2분량을 더해 녹인다. 녹으면 남은 설탕을 더해 녹이고 갈색이 나오고 끓어 오르면 물을 더해 갈색이 진해지는 것을 멈추고 차게 식힌다.

6. 4의 푸딩에 5의 카라멜 소스를 흘려 담고 거품 낸 생크림을 곁들인다.

서태화의 '쿡스타그램' ▶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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