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린 체구에 애절한 음색으로 주목 받았던 주(JOO)가 돌아왔다.
신곡 '울고 분다'를 준비까지 5년이 걸렸다. 발목을 잡았던 건 무대 공포증. 자신과의 싸움을 극복하는 데 흘렀던 시간은 10대 소녀를 20대 중반으로 만들었다. 그 사이 JYP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이 만료됐고 울림엔터테인먼트에 새 둥지를 틀었다.
여전히 앳된 외모지만 감성은 더 깊어졌다. 짧지 않은 5년의 공백, 그만큼 달라진 풍미를 지니고 돌아온 주를 만났다.
-5년 만이다.
"다시 데뷔하는 느낌이다. 오랜 만의 녹음이라서 떨렸고 무척 즐거웠다. 노래를 부르면서 '살아있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
"JYP 있을 때 나 스스로 앨범 내는 것에 두려움이 컸다. 카메라 공포증이라고 할까. 나를 보고 있는 어떤 존재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나와의 싸움이었다. 솔로 무대가 아닌 뮤지컬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치유됐다."
-공포증에 대해 더 자세히 말해줄 수 있나.
"5년 전 '나쁜 남자'가 발매됐을 때 첫 무대부터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다. 노래를 제대로 부르지 못했고 자책과 실망에 휩싸였다. 그 당시엔 몰랐는데 활동이 끝난 뒤부터 정말 방송국에 가는 것 조차 싫었다. 데뷔 초반의 일도 있었고 사람들이 전부 나를 욕하는 것 같았다. 더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있었는데 그 몇 배의 압박에 사로 잡혔던 것 같다."
-신곡에서 '상처 투성이, 바보 외톨이, 나야'라는 노랫말이 인상적이다.
"이트라이브가 썼는데 나를 떠올렸을 때 '가여워'라는 단어가 연상됐다고 한다. 내 얘기 같아서 많이 공감된다. 자신을 측은하게 여기는 것도 그렇고 외로웠던 적이 많았다."
-주위에서 외롭게 놔두지 않았을텐데 무슨 말인가.
"가수라는 길에 대한 외로움이다. 같이 시작했던 동료들은 무척 활발하게 활동하는데 나만 도태 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 활동을 통해서 확 해소됐으면 좋겠다(웃음)."
-2008년 데뷔곡 '어린 여자'와 2015년 '울고불고'는 무엇이 다른가.
"7년 전에는 아무 것도 모른채 아프다고 말하는 어린 소녀였다. 지금은 20대 중반이 아닌가, 알 만한 나이다(웃음). 연애도 해봤고 주변에서 보고 들은 것도 많다. 같은 여자로서 공감되는, 아픔을 대변해주는 노래를 하겠다."
-발라드를 고집하는 편이다.
"발랄한 노래는 진작에 했어야 했는데 지금 하자니 늦었다(웃음). 평소 성격은 많이 여성스럽거나 조용하지 않다. 내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 발라드 감성인 것 같다."
-JYP와 결별하고 새 소속사에서 첫 활동이다.
"계약 기간이 끝나면서 서로의 행보를 얘기하다가 자연스럽게 작별했다. 울림에는 예전부터 음반 작업했던 분과 인연으로 손을 잡았다."
-데뷔 7년,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견하다',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다. 공백 길었지만 일에 대한 갈증을 다른 데서 풀었다. 학교(동국대 연극학)가 안식처였다. 공부하는 재미, 연기 재미, 어떻게 보면 밖에서 활동하며 느끼지 못했을 법한 경험을 했다. 마지막 학기에 활동이 겹쳐서 정신 없을 것 같다."
-동생인 비투비 정일훈과 돈독하기로 유명하다. 남매가 같은 연예계에 있어서 장단이 있겠다.
"장점이 많다. 감수성이 발달한 게 공통점이다. 친한 연예인 동료가 많이 없는데 동생이 같은 일 하다 보니 말이 잘 통한다. 나보다 음악에 훨씬 해박하고 오빠 같은 동생이다. 일훈이가 곡을 정말 많이 만들어놓았는데 그 때마다 내게 들려주고 조언을 구해 고맙다."
-이제 자주 볼 수 있는 건가.
"그렇다. 하지만 이번에 잘 돼야 다음이…(웃음). 오랜만에 나오는 것이니 큰 기대는 접었다. 내 목소리를 담은 앨범이 세상에 나온 것만으로 감사하다. 최대한 솔직한 모습을 꾸밈 없이 보여주고 싶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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