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성분 수면제ㆍ비만치료제 대거 유통
의대생 포함 구매자 67명도 입건
마약 성분이 포함된 수면제와 식욕억제제, 비만치료제 등을 인터넷에서 불법 유통한 제약사 직원, 약국 종업원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제약사 직원 박모(28)씨와 약국 종업원 김모(25)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박씨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 없이 폐업 약국의 마약류 폐기 절차를 대행하면서 향정 약품으로 분류되는 수면제 등을 빼돌려 인터넷을 통해 36차례 513정을 판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도 타인 명의로 구입한 수면제 등을 인터넷에서 54회에 걸쳐 987정을 판 혐의를 받고 있다. 교통사고 후 하반신이 마비된 김모(29)씨는 정부 지원을 받아 처방 받은 수면제를 빼돌려 13차례 295정을 판 혐의로 함께 입건됐다. 중증장애인인 김씨는 수면제를 팔아 생활비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에게서 수면제를 산 구매자 중에는 이 수면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경우도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폐업 약국의 마약류를 관리하는 곳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제도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쌀 빼는 약 등으로 알고 구매를 했더라도 의사 처방 없이 향정 약품을 구입한 것이기 때문에 처벌을 받게 돼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이들로부터 향정신성 의약품을 사들여 투약한 67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구매자들 중에는 주부, 회사원, 대학생, 의대생 등이 포함됐다.
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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