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듬는 말투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말에서 ‘아’ ‘그’ ‘에’ 그러니까’ ‘음’ 등을 듣다 보면 내용이 없고 듣기에도 답답하다. 일본어의 ‘에또’ ‘아노’도 있고 프랑스어의 euh 스페인어의 este도 있다. 독일어의 uh um mmm 스웨덴어의 mm hmm ooh oh a ah eh 노르웨이의 e eh hm 그리고 히브리어의 ehhh등 모두가 더듬는 말투는 비슷한 발음을 갖고 있다. 영어의 ah um도 마찬가지다. 특히 영어에는 이들 의성어 외에도 so oh and나 like ‘you know’ ‘I mean’ 등의 더듬이 표현이 상당히 많다. 여기서 영어의 더듬는 말을 소개하는 이유는 유독 한국인들이 이들 어구를 잘 쓰지 않기 때문이다. 암기한 문장을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것이 유창한 영어인 것으로 오해하는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연스런 말투’에서는 이런 어구가 어느 정도 섞여 있어야 살아 있는 spoken English처럼 들린다.
더듬는 말의 과용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적절히 쓰일 때는 자연스러운 말투를 만들 수 있다. 이를 ‘편안한 베개’(comfortable little pillows)에 비유한다. 어느 부장님은Presentation을 시작하면서 ‘I’m going to begin, uhh ~’라고 말하는 것이 습관이 된 경우도 있고 어떤 중년 신사는 ‘Thee, uhh issues on THEE, uhh agenda are very important to THEE, UHH company and THEE, UHH personal’라고 말한다. 영어에서 정관사 the가 많다 보니 말끝마다 the(더 혹은 디)처럼 말하는 것이 습관이 된 것이다.
단순 의성어 외에 대체어도 많다. 젊은층에서 자주 사용하는 you know, actually, like, I mean, What I am saying is 등도 있고 California 지역의 도시 여성들이 쓰기 시작한 Valley Talk에서는 이들 더듬이 표현이 거의 필수가 되었다. 1980년대부터 유행한 이 패턴은 Valley Talk에서 ValleySpeak 혹은 ValSpeak으로 불릴 만큼 유행이 되었다. ‘Um… could you please repeat that?’ 이나 ‘Um… do you mean you ACTUALLY quit job?’같은 말투는 어른들도 따라 한다. 감정 표현도 ‘Oh, my god’처럼 각 단어를 정확히 발성하기보다는 ‘Oh, um, gee’처럼 두 세 단어를 섞어 쓰기도 한다.
Reagan 대통령이 회견장에서 ‘Well’로 말을 시작하고 Obama 대통령은 ‘Look’으로 시작하는 것도 더듬이 표현이다. 없으면 허전하고 남용하면 답답하게 들리지만 쓰지 않으면 문장을 낭독하는 것처럼 들린다. 이들 표현 방식이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단순 보충어 대신 대체어 표현을 쓰면 된다. ‘It’s about, SAY, 40’에서 ‘대략’을 말하면서 say, give or take, somewhere around 등을 사용하는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구어체의 자연스런 흐름을 위해서는 더듬는 말과 연결어를 잘 활용하는 것이 약방의 감초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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