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영업이익이 급락한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이 결국 적자로 돌아섰다. LG전자의 주무대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난 4월 출시된 전략 스마트폰 G4가 외면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3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선 TV 사업이 버팀목이 되면서 전체 영업이익이 더 줄어들지 않았다.
LG전자는 3분기에 매출 14조288억원, 영업이익 2,940억원을 올렸다고 29일 공시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4.7% 줄었고 영업이익이 36.8%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급감은 휴대폰 사업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1,686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한 휴대폰 사업은 1년 만에 776억원 적자로 곤두박질쳤다. 지난 4월 출시한 G4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G4는 전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경쟁 제품들과 출시 시기까지 겹쳐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LG전자 관계자는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만 놓고 보면 1,490만대로 전분기(1,410만대) 대비 6% 늘었다”며 “그러나 G4 등 고가 스마트폰 판매가 줄고 저가 제품 판매가 늘어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고 말했다.
휴대폰 사업은 4분기에도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새 전략 스마트폰 ‘V10’과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머시멜로(6.0)를 탑재한 구글 ‘넥서스5X’ 등을 출시했지만 그만큼 치열해 시장 공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TV 부문은 37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총 5,113억원을 벌어들인 TV 사업은 올해 1분기 4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2분기에 82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하지만 3분기에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환율이 안정되면서 전체 판매량이 늘어났다. 특히 울트라고화질(HD) TV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 수익성 높은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늘었다.
가전 사업은 3분기 영업이익이 2,4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늘었다.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었고 에어컨이 빌트인 시장에서 큰 폭으로 성장한 덕이다.
LG전자는 4분기에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는 자동차 부품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자동차 부품사업이 3분기에 8억원 영업적자를 냈지만 적자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긍정적이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본업인 스마트폰과 TV는 여전히 불안하다”며 “부진 탈출을 위해 자동차 부품 사업의 경쟁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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