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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주 이익 높이기 위해 1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해 소각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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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주 이익 높이기 위해 1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해 소각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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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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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주주들의 이익 증대를 위해 11조원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기로 했다. 자사주 매입 규모로는 역대 최대이며 200조원에 이르는 시가총액 대비 5%가 넘는 물량이다. 그만큼 주식 물량이 줄어들어 주주들로서는 주당 가치가 올라가게 된다.

삼성전자는 29일 앞으로1년간 3,4회에 걸쳐 100억달러(약 11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주주 환원 정책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삼성전자는 내년 1월까지 보통주 223만주와 우선주 124만주를 4조2,000억원에 사들인다.

우선주 비중이 높은 이유는 우선주 주가가 낮기 때문에 똑같은 돈으로 더 많은 주식을 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추가 매입 때에도 주가 비교 후 우선주 주가가 낮으면 우선주를 먼저 사들일 방침이다. 우선주는 의결권 없이 배당을 더 받는 주식이다.

세간에서는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권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지배권 강화와 무관하게 순전히 주주 지배 강화에만 쓰이게 됐다. 황준호 KDB증권 연구원은 “소각 결정으로 이번 조처가 지배구조가 아닌 주주이익 증대를 위한 것이라는 점이 명확해 졌다”며 “그간 제기돼 온 주주 불만을 정면 돌파하려는 정공법”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앞으로 3년간 추가 발생하는 이익 잉여금의 30~50%를 배당 및 자사주 매입에 쓰기로 했다. 이익 잉여금은 자본 잉여금과 함께 사내 유보금을 구성한다. 삼성전자는 이익 잉여금을 배당에 우선 사용하고 남는 부분을 자사주 매입에 쓰기로 했다. 이 때 사들인 자사주도 전량 소각한다. 6월 기준 이익 잉여금 규모가 137조원에 이르는 만큼 이익 잉여금을 더 쌓는 것보다 주주들에게 나눠주겠다는 뜻이다.

1년 단위로 실시하던 배당도 분기당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내년 초 진행될 2015년 결산 배당도 늘어날 수 있다. 이명진 IR담당 전무는 “현재 배당성향을 유지하거나 소폭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초 집행된 2014년 결산배당은 주당 1만9,500원이었다.

삼성전자는 이번 조치를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글로벌 기업의 면모를 갖추기위한 패러다임의 변화’로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설비투자와 연구개발비 때문에 주주 환원정책에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이를 탈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공격을 받으면서 불거진 문제들을 덮고 가겠다는 의미도 있다. 당시 국민연금 등 대형 기관투자가들은 삼성물산을 지원했으나 합병 성사 이후 해외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삼성물산 주가가 떨어져 득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지분 8.19%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삼성전자의 이번 주주 친화 조치로 최대 수혜자가 됐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김진주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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