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의 초대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조원동 중앙대 석좌교수가 음주운전으로 의심되는 교통사고를 내고 현장을 떠났다가 경찰에 입건됐다.
29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조 전 수석은 전날 오후 10시25분쯤 술을 마신 상태로 강남구 대치동 선경아파트 부근에서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경찰의 음주측정을 거부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를 받고 있다. 조 전 수석은 사고 직후 혼자 차를 몰고 인근 집 앞 골목으로 운전한 뒤 뒤따라 오는 택시기사를 피해 집으로 들어갔다. 경찰은 “술을 마신 것 같은 사람이 사고를 내고는 뺑소니를 쳤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온 그는 출동한 경찰에 “차주는 맞지만 내가 운전하지 않고 대리기사가 운전하다 사고를 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 전 수석에게 술 냄새가 난다고 판단해 음주측정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현행범으로 그를 체포했다. 그는 경찰서로 옮긴 뒤에도 끝까지 음주측정을 거부했고, 결국 이날 오전 2시40분쯤 풀려났다.
이를 두고 봐주기 조사 의혹도 일고 있다. 정당한 음주측정 요구를 거부하고 뺑소니 혐의까지 받고 있는 현행범에 대해 경찰이 귀가 조치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신원과 주거지가 확인될 경우 누구라도 불구속 수사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해명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음주측정을 거부해 입건되는 것만으로 구속사유가 되진 않지만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벌금 내지는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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