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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ㆍ미래ㆍ한투 ‘대우증권 인수’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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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ㆍ미래ㆍ한투 ‘대우증권 인수’ 삼국지

입력
2015.10.2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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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성공 땐 '리딩 증권사' 따놓은 당상

KB금융은 자금력·인수의지에서 강점

미래·한투 인수 땐 초대형 증권사 탄생

현대증권 재매각·외국계 참여 등이 변수

한국투자금융지주(한투금융)가 29일 이사회를 열고 KDB대우증권 인수전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증권업계 최대 이벤트인 대우증권 인수 경쟁은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진 KB금융지주와 미래에셋증권, 그리고 한투금융지주의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대우증권이 자기자본 기준 국내 2위의 대형 증권사이고 인수를 다투는 기관이 증권사 혹은 증권사를 거느린 금융지주사인만큼, 어느 쪽이든 인수에 성공하면 국내 최대 증권사가 되는 것은 물론 시장 판도를 뒤바꿀 '게임체인저'로 부상하게 된다.

KB금융, 자금력에서 우위

시장이 예상하는 대우증권 인수가격은 2조~2조5,000억원. 인수자는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증권 지분 43%(29일 종가 기준 1조6,000억원) 및 산은자산운용 지분 100%(예상가 600억원)를 패키지로 인수하면서 지분가의 30% 안팎으로 추정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추가 지불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사 자기자본 규모가 3조~4조원대인 증권업계에선 전례 없는 대형 매물이다. 그런 만큼 인수 후보자의 자금력이 대우증권 인수전 향방을 좌우할 결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3개 유력 인수후보 중 자금 동원력에서 가장 앞서는 곳으론 KB금융지주가 꼽힌다. “자회사인 국민은행 배당으로만 3조원 이상 실탄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말이 돌 정도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레버리지비율, 부채비율 등을 고려했을 때 KB금융의 자본여력은 3조5,000억원~4조1,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경쟁 과열 땐 최대 3조원에 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인수대금을 외부차입 없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KB금융은 인수 의지 면에서도 경쟁사를 앞선다는 평가다. 이달 8일 산은의 매각공고 발표에 앞서 재무ㆍ회계ㆍ법률 인수자문사 선정 작업을 마쳤고, 인수 작업을 전담할 내부 태스크포스(TF)팀 구성도 마무리 단계다. 최근 사장직을 전격 부활시켜 김옥찬 SGI서울보증 사장을 영입한 것도 대우증권 인수 성사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너지 효과에선 미래에셋ㆍ한투 우위

반면 미래에셋증권이나 한국투자증권(한투금융 계열)이 인수전 승자가 될 경우 증권업계에 초대형 '빅뱅'이 일어날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가 높다. 자기자본 3조원대(미래에셋증권은 유상증자 예정분 포함)의 이들 대형 증권사가 자기자본 4조원대의 대우증권과 합칠 경우 경쟁사를 압도하는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산관리 및 연금 부문에 강점이 있는 미래에셋증권은 소매금융 및 기업금융(IB) 실적이 좋은 대우증권과 합병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해외지점(12개)을 보유한 대우증권의 영업 기반 역시 이들 증권사의 해외시장 확장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자금력을 만회하기 위해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한투금융의 경우 투자자산·대여금 회수, 회사채 발행, 은행 차입을 통해 별도 증자 없이 인수대금 마련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일각에선 지난해 대형 매물로 주목받았던 우리투자증권 매각대금이 1조1,000억원에 불과했던 점, KB금융 역시 무리한 고가 입찰에 나서지 않을 뜻을 밝힌 점 등을 들어 자금력이 인수전에 결정적 요인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현대증권 매각 불발은 변수

업계 5위권 현대증권이 이달 중순 일본계 사모펀드 오릭스PE의 인수 포기로 재매각 절차를 밟게 되면서 대우증권 인수전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현대증권이 자기자본 3조원대의 대형사이면서도 인수가격(지분 22% 6,512억원)은 낮은 수준이다보니, 대우증권 인수 후보자 입장에선 매력적인 '차선책'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경쟁 열기가 식으면서 대우증권 인수가격이 예상보다 내려갈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구조조정 우려 등을 들어 KB금융과의 합병을 선호하는 대우증권 내부 분위기도 변수다. 대우증권 노조는 이날 임직원들이 지분을 직접 투자하는 '종업원 지주회사' 방식의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음달 2일 예비입찰 마감을 앞둔 가운데 중국 시틱그룹 등 외국계 큰 손이 인수전에 참여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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