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발암물질 가공육

입력
2015.10.29 17:02
0 0

가공육의 섭취가 담배나 석면만큼 발암(發癌) 확률이 높다는 뜻인가? “아니다. 가공육은 담배나 석면과 마찬가지로 발암물질 ‘1등급’에 올랐지만, 동급으로 해롭다는 의미는 아니다. IARC(국제암연구소) 등급은 위험도의 차이라기보다 발암물질에 대한 과학적 증거 유무에 대한 분류다.” 가공육이나 붉은 살코기가 암의 원인이 되어 얼마나 많이 사망한다는 것인가? “같은 개념으로 사망원인을 대비하면 담배의 경우 1,000,000건, 술은 600,000건, 공기오염은 200,000건이다. 가공육은 34,000건, 살코기는 50,000건 정도다.”

▦ WHO(세계보건기구)는 질병과 건강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다. 직속기관인 IARC도 다르지 않다. 거기서 전세계를 향해 ‘가공육=담배ㆍ석면’이라고 선언했다니 그 충격이 작지 않다. 모든 언론은 IARC 발표의 앞부분만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발표에 이어 현장에서 진행된 해설용 일문일답은 언론에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앞은 그 일문일답의 일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공육을 즐기면 금연을 하더라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식의 ‘가공보도’가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 아이들과 서민이 수시로 즐겨먹는 햄과 소시지 등이 그 못된 담배나 석면과 동급으로 몸에 해롭다고 WHO가 발표한 셈이니 충격이 크지 않을 수 없다. 적게 먹으니 괜찮겠지, 육류가 주식인 서양사람들의 문제일거야 등의 자위책으로 흘릴 일만은 아니다. 발암물질은 발암물질임이 분명하고, 특히 ‘1등급’은 ‘확실하게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2등급’인 ‘암을 일으킬 개연성이 있는 물질(2등급 그룹A)’이나 ‘가능성이 있는 물질(2등급 그룹B)’과는 뚜렷이 구분하고 있다.

▦ 앞서 2007년 세계암연구재단(WCRF)과 미국암연구협회(AICR)는 가공육을 ‘대장암 증가에 확실한 요인’으로 분류해 발표한 바 있다. WCRF는 1997년에도 ‘붉은색 육류가 대장ㆍ직장암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이번 IARC의 발표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그래서 어쩌란 말이냐”는 질문에 IARC는 결론적으로 대답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암 발병률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가적ㆍ국제적 권장사항을 마련하는 데 기반이 될 것이다. 각 정부가 식이요법 지침을 결정하는 새로운 정보가 될 수 있다.”

정병진 논설고문 bjj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