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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여고생 폭력 이후 '깨진 유리창론' 반성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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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여고생 폭력 이후 '깨진 유리창론' 반성 일어

입력
2015.10.2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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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미국 스프링밸리 고교에서 경찰관이 의자에 앉아있는 흑인 여학생을 앉은 채로 쓰러뜨리고 바닥에 내던지는 영상이 공개됐다. AP 연합뉴스
지난 26일 미국 스프링밸리 고교에서 경찰관이 의자에 앉아있는 흑인 여학생을 앉은 채로 쓰러뜨리고 바닥에 내던지는 영상이 공개됐다. AP 연합뉴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흑인 여학생을 과격하게 제압해 정직됐던 백인 경찰이 “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는 사유로 결국 해고됐다. 일각에서는 “교내 보안관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등장했다.

벤 필즈 부 보안관은 지난 26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프링밸리 고교의 한 교실에서 퇴실 명령에 저항하는 16세 여학생을 바닥에 내리꽂고 바닥에 끈 뒤 체포했다. 이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온라인에 급속히 퍼지자 학생이 흑인이라는 이유로 과잉 진압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청소년 시민단체 대표 짐 제르맹은 28일 워싱턴포스트에 “현재 미국 교도소의 수감자 중 다수가 젊은 흑인 남성”이라며 “이들이 퇴학당한 이유는 ‘교내 보안관’의 차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자유인권협회(ACLU)에 따르면 2011년과 2012년도 학교에서 발생한 체포 중 95% 이상이 흑인이나 라틴계열 학생들이다. 교칙 위반사례를 분석하면 백인 학생의 경우 욕설이나 흡연, 공공시설 파괴 등 객관적인 위반으로 처벌받지만, 흑인 학생들의 처벌 사유는 태도가 삐딱하다거나 걸음걸이가 불량하다는 등 주관적이다.

현직 경찰이 학교 보안관으로 투입되기 시작한 것은 1994년 줄리아니 뉴욕시장이 “가벼운 범죄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시작한 ‘무관용 정책’에서 비롯됐다. 이는 범죄학자 조지 케링의 ‘깨진 유리창 이론’의 영향을 받았다. 이 이론은 깨진 유리창 하나를 그대로 두면 사람들은 그 건물 전체가 방치됐다고 여겨 다른 유리창도 부수는 등 건물 전체가 피해를 입는다는 것으로 사소한 일탈도 즉시 처벌해야 더 큰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제르맹 대표는 “줄리아니 이후 학생들의 작은 일탈도 범죄로 다루기 시작했다”며 “교내 보안관도 결국은 경찰이기 때문에 존재만으로도 위협을 준다”고 주장했다. 교사에게 말대답하거나 무단결석을 하는 등 사춘기 학생들의 소소한 반항을 이유로 보안관을 부르거나 정학처분을 내리는 것도 가혹하지만, 더 심한 문제는 “백인보다 흑인이 3배 더 처벌을 받는 현실”이라 꼬집었다.

교도소에 수감된 흑인 남성들은 대부분 학교에서 퇴학을 당해 바로 감옥으로 오기 때문에 적절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경찰이 배치된 학교를 ‘외국군이 주둔한 국가’에 비유하며 “아직 성숙하지 않은 학생들은 수갑이 아닌 존중과 사랑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영현 인턴기자(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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