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작은 선거라고 변명 말아야"
안철수 "이대로 총선 가면 같은 결과"
소강 상태였던 계파 갈등 재연 기류
새정치민주연합 내 계파 갈등이 10ㆍ28 재보선 완패를 계기로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비주류 측이 문 대표 책임론을 다시 제기하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이후 소강 상태를 보였던 주류ㆍ비주류 간 힘겨루기가 재연되기 시작했다.
비주류 측 인사들은 29일 일제히 재보선 결과를 거론하며 문 대표의 책임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자신의 트위터 글에서 문 대표를 향해 “작은 선거라고 변명하지 말고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아직도 문 대표는 우리 당의 큰 자산이고 대권가도의 길이 열려 있다”며 대표직 사퇴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공동대표를 지낸 안철수 의원은 “재보선 (참패) 결과에서 거듭 확인했듯이 당 혁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며 자신이 제안한 혁신안에 대한 실천을 강조한 뒤 “이대로 총선을 준비하면 (이번과) 같은 결과 나온다”면서 “당이 바뀌고 신뢰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과 함께 공동대표를 맡았던 김한길 의원도 “우리 당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결과”라며 “총선을 앞두고 걱정이 더 깊어졌다”고 가세했다.
비주류 측의 조직적인 움직임도 가시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최재천ㆍ문병호ㆍ정성호ㆍ최원식 의원 등은 이날 ‘정치혁신을 위한 2020모임’(가칭)’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문 의원은 “비주류의 고민은 낡은 정치 청산과 새로운 정치문화 건설에 있지만 그간 이런 문제제기가 당권 다툼이나 공천 경쟁으로 비치며 서로 상처만 받았다”며 “친노ㆍ비노 프레임에서 탈피해 정치혁신과 통합을 중심으로 논의하는 모임을 새로이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87년 체제’를 뛰어넘어 기득권 구조 타파, 다원화된 정치시스템, 민의가 반영되는 정치 등을 추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이 결국 내년 총선을 앞두고 주류를 겨냥한 주도권 경쟁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비주류 주요 인사들의 ‘문재인 때리기’가 다시 시작된 상황에서 그간 현 지도부 교체를 염두에 두고 통합전당대회를 주장해온 의원들도 별도의 모임을 만들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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