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회장=연합뉴스
롯데 신동주-동빈 형제가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업무보고를 두고 웃지못할 촌극을 연출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경영보고에서 장기간 배제되자 마침내 직접 계열사들에 보고를 지시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측 관계자가 배석한다면 곤란하다면서 사실상 업무보고 거부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신격호 총괄회장은 당분간 '허수아비' 신세가 될 전망이다.
29일 롯데그룹과 SDJ코퍼레이션(회장 신동주)에 따르면 지난 26일 신격호 총괄회장은 14개 계열사 대표 앞으로 '정기 보고 촉구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에서 신 총괄회장은 "최근 본인은 소송을 진행함에 있어 권리보호를 위해 전무 이일민(롯데그룹 소속 비서실장)을 비서직에서 해임한 바 있으나 이를 빌미로 각 계열사 임직원들이 그동안 시행하던 정기적 보고를 생략하거나 업무지시를 따르지 않는 등 고의적으로 업무를 방해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이에 본인은 이 시각 본인의 직접 지시 또는 본인의 사용인을 통한 시지에 불응하면 그 책임을 물을 것임을 통보하는 바"라고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경고했다.
하지만 이 통보서가 발송된 이후 29일 현재까지도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계열사의 업무 보고는 재개되지 않고 있다. 지난 19일 월요일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의 보고를 마지막으로 열흘째 신격호 총괄회장은 단 한 차례도 그룹 경영 현황을 보고받지 못한 셈이다.
19일 전까지 신 총괄회장은 90세가 넘은 고령에도 매일 오후 3~5시 사이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현황 등을 직접 보고 받고 질의하며 경영 상황을 파악해왔다.
롯데 측은 "현재 상황에서도 계열사 대표들은 언제든지 총괄회장께 보고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하지만 그룹과 전혀 관련없는 SDJ코퍼레이션측이 보고를 받거나 보고에 배석하는 경우 기밀사항이 제3자에게 유출돼 이사의 비밀유지 의무가 위반될 우려가 있다"며 보고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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