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선수 달라” 금품 건넨 화천군 체육회 직원 입건

“좋은 선수 달라” 금품 건넨 화천군 체육회 직원 입건

강원 화천경찰서는 ‘좋은 선수를 보내달라’며 전국 12개 학교 축구부 감독에게 금품을 건넨 화천군 체육회 직원 A(54)씨를 29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금품을 받은 축구감독 B씨(43)등 12명과 축구부 운영자금이 부족하자 A씨와 함께 관급공사를 입찰 받은 건설업체에 압력을 행사해 7,000여 만원의 후원금을 뜯어낸 공무원 C씨(49) 등 전ㆍ현직 공무원 2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09년 2월부터 2012년 2월까지 경기 안양시 모 중학교 축구감독 B씨에게 화천의 한 고교에 보내달라는 청탁과 함께 12차례에 걸쳐 3,400만원을 건넸다. A씨는 이런 방식으로 서울과 경기, 경북, 경남 등지 12개 초등학교 및 중학교 축구부 감독에게 7,140만원을 줬다. A씨가 이렇게 뿌린 돈은 화천 모 고교 축구부 후원금과 화천군이 학교에 지원한 보조금이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통상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선수를 스카우트하려면 해당 학교에 ‘우수선수 육성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A씨는 감독들의 개인 계좌로 100만~600만원의 스카우트 비용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학교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모두 45명의 여자축구 선수를 외지에서 데려왔다. 경찰은 일부 학교 감독들이 돈을 받고 실력이 좋은 선수를 팔아 특정학교에 선수가 몰리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감독들이 선수 진학에 대해 사실상 전권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일이 발생하기 쉬운 구조”라고 말했다.

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