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한 머니익스트림] 고령화 시대의 사회적 관심을 반영하듯 영화 '70세 인턴'이 화제다.
70세 인턴 노인이 30세 젊은 여성 CEO와 세대 간 벽을 허물며 그녀의 삶의 안팎에서 자상한 멘토링 역할을 해준다. 40년 직장생활을 은퇴한 노인이 기품과 경륜으로 상실했던 자존감을 찾아가는 행복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심리학자 엘렌 랭어는 '시계 거꾸로 돌리기 실험'에서 70세의 노인들이 20년 전 일상생활로 돌아가 지낸지 단 일주일만에 50세로 돌아간 것처럼 젊어졌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나이와 노화는 생물학적 숙명이 아니라 고정관념에 불과한 것으로 이러한 프레임에서 벗어나야만 오래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으리라 말한다.
지금은 이같은 행복수명이 화두다. 행복수명은 나와 가족이 행복하다고 느끼며 살 수 있는 기간으로, 생물학적 수명에 궁극적인 삶의 목적인 행복을 더한 개념이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81.9세인 반면 은퇴는 50대 중반에 이뤄진다. 젊은 시절 취업해서 25~30년의 경제활동을 한 후 이보다 더 긴 기간을 쉬어야 하니 행복수명은 턱없이 짧을 수 있다.
행복수명의 요소는 가족, 건강 그리고 경제적 여유이지만, 노후생활의 린치핀은 경제적 여유다. 전 생애에 걸쳐 어떤 재무적 설계를 하느냐에 따라 노후의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젊은 시절부터 연금제도를 활용한 노후생활자금 확보, 공적연금 받기 전까지의 은퇴 크레바스에 대비한 목돈마련, 다양한 위험에 대비한 보험가입 등의 노후준비는 필수적이다. 노년에 들어서는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받아 생활비를 충당하는 등 고정수입에 집중하고, 안전자산 위주의 자산구성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평균수명 연장, 인플레이션 상승, 저금리 기조 등을 감안할 때 '100-나이=위험자산 비중'의 투자법칙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60세엔 투자자산을 전체 자산의 40%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물질적 풍요 못지않게 훈훈한 인간성을 잃지 않는 마음의 여유가 행복의 필요조건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클리셰로 들리겠지만 행복한 생애설계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은퇴시기를 늦추거나 소득기간을 늘리는 것이다. 요즘은 창업을 넘어 '창직'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활동을 통해 스스로 직업을 창출하거나 구직시장에도 진입할 수 있다. 100세 시대를 사는 다양한 선택지에 대한 해답은 행복수명의 패러다임 속에서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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