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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캡틴아메리카, 남자 엘사...뭐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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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캡틴아메리카, 남자 엘사...뭐 어때?

입력
2015.10.2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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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위스콘신의 한 여자아이는 올해 할로윈 복장으로 공주 옷 대신 마블 코믹스의 영웅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택했다. 미국 블로그 도메스틱긱스 인스타그램 캡쳐
미국 위스콘신의 한 여자아이는 올해 할로윈 복장으로 공주 옷 대신 마블 코믹스의 영웅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택했다. 미국 블로그 도메스틱긱스 인스타그램 캡쳐

슈퍼히어로를 소재로 한 장난감이 남자아이 전유물이라는 생각은 이제 구식이다. 미국 대형 장난감 제조업체 및 유통업체들이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를 구분하던 기존 상품 표기 방식을 버리고 ‘젠더 중립’ 정책을 잇따라 채택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 보도했다.

디즈니 매장은 올해부터 처음으로 할로윈 복장에 새겨진 ‘7세 남아’, ‘6세 여아’등의 설명 대신 성별에 관계 없이 ‘7세 아동용’으로 표기한다. 대형 유통매장 타깃은 올 8월 한 소비자가 ‘일반 블록’와 ‘여아용 블록’을 구분한 표지판이 부당하다고 항의한 이후 여아와 남아를 구분하는 장난감 라벨을 모두 없앴다. 아마존도 성별 기반의 상품분류 방식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이 신문은 “어린아이들의 경우 젠더가 구분된 장난감을 소비하면서 경직된 성 역할을 강요받게 된다”며 여자아이를 겨냥한 상품은 무조건 분홍색이나 공주 느낌, 남자아이는 파란색이나 영웅 캐릭터 식의 편견이 여전히 통용되는 현실을 비판했다.

장난감 리뷰 웹사이트 TTPM의 편집장 짐 실버는 “예전과는 달리 남성 히어로가 되고 싶어하는 여자아이들이나 주방 요리 놀이를 하고 싶은 남자아이들이 많다“며 “장난감 업계에서도 이런 추세를 고려해 기존의 제품 표기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NYT에 말했다. 의류나 장난감뿐 아니라 침구류나 가방 등 다양한 상품을 ‘여아’와 ‘남아’ 구분 없이 생산하고 진열대도 성별과 관계없이 배치하는 업계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즈니 만화 '겨울왕국'의 주인공인 엘사공주 옷을 입은 남자 아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이 아빠 폴 헨슨은 "아들이 스스로 내린 결정이 자랑스럽다"는 말을 남겼다. 페이스북 캡쳐
디즈니 만화 '겨울왕국'의 주인공인 엘사공주 옷을 입은 남자 아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이 아빠 폴 헨슨은 "아들이 스스로 내린 결정이 자랑스럽다"는 말을 남겼다. 페이스북 캡쳐

장난감 업계의 새로운 동향은 젠더 구분이 점점 사라져 가는 현대 사회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한 아빠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겨울왕국 ‘엘사’ 드레스를 입은 아들 사진을 자랑스럽게 올렸다. 아이가 성별에 관한 편견 없이 스스로 원하는 할로윈 복장을 고르길 바랐던 그는 ‘할로윈은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가 되는 날’이라며 ‘아들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글을 함께 게시했다. 남자아이의 옷만 출시한 브랜드에 공개적으로 항의 편지를 쓴 엄마도 있다.

패션업계에서도 비슷한 바람이 불고 있다. 유명 디자이너의 브랜드 마크 제이콥스와 에르메스에서는 성별구분이 없는 옷을 출시했다. 컨버스나 반스, 버켄스탁과 같은 신발회사도 여성과 남성 제품의 디자인이 동일한 상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스포츠웨어 외에 웨어러블 기기들도 젠더와 무관하게 제작된다.

장난감의 젠더 중립성을 요구하는 영국의 시민단체 ‘렛 토이스 비 토이스(let toys be toys)’의 제스 데이는 여아와 남아의 기본적인 성향이 다르더라도 공통의 관심사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난감의 매력은 가지각색”이라며 “반드시 성별이 주요 요인은 아니므로 젠더 구분이 없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영현 인턴기자(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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