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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의 신’양학선 스승이 스키 에어리얼 감독이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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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의 신’양학선 스승이 스키 에어리얼 감독이 된 사연

입력
2015.10.2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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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동(가운데)스키 에어리얼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민우 고영훈 조성동감독, 김남진 차상협. 대한스키협회 제공
조성동(가운데)스키 에어리얼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민우 고영훈 조성동감독, 김남진 차상협. 대한스키협회 제공

“스키 에어리얼이란 종목은 저도 이번에 처음 들었어요. 그래도 체조처럼 최정상으로 올려놓겠습니다”

이름도 낯선 ‘스키 에어리얼’의 사령탑을 맡은 조성동(67) 체조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28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어깨가 무겁다”면서도 이 같이 말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프리스타일 스키 에어리얼은 대한스키협회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전 종목 출전을 목표로 올해부터 육성을 시작한 종목이다. 눈으로 만든 램프에서 선수가 코스를 정해 연기를 펼치는 경기다.

체조 감독 출신이 동계종목인 스키 에어리얼의 지휘봉을 잡은 것이 어색하게 들린다. 하지만 점프대를 도약해 약 15m 공중으로 치솟아 뒤로 한 바퀴 이상 도는 기술(백 플립) 등의 묘기를 펼친 뒤 25m 언덕 아래로 착지하는 점은 체조의 도마 종목과 유사하다. 2012 런던올림픽 도마 금메달리스트 양학선의 스승이자 체조 지도경력 36년인 조 감독이 사령탑으로 선임 된 이유다.

조 감독은 “벨라루스나 호주 등 스키 에어리얼 강국의 선수들을 보면 체조선수 출신이 많다”며 “공중에서 돌거나 착지하는 방법 등이 체조의 도마나 철봉과 매우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스키협회의 러브콜을 받은 조 감독은 이달 15일부터 체조 선수 출신의 선수 4명과 함께 첫 훈련을 시작했다. 한국 최초로 스키 에어리얼에 도전하는 선수단은 한체대 고영훈(21), 김남진(20), 이민우(20)와 한양대 차상엽(24)으로 구성됐다. 모두 전국소년체전을 비롯, 체고 대항전 등에서 체조 종목 메달을 획득한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아직 정식 국가대표는 아니지만 내년 스키 에어리얼 국가대표 출범을 앞두고 첫 걸음을 뗀 셈이다.

그러나 출발은 쉽지 않았다. 실업팀에 속해있는 선수들이 낯선 종목으로의 전환을 거부해 선수를 모으는 것부터 어려웠다. 우여곡절 끝에 선수단을 모집했지만 아직까지 인프라가 부족해 ‘눈칫밥’을 먹으며 체조경기장을 빌려 쓰는 실정이다. 조 감독은 “세 바퀴 돌기 등의 기술은 트램펄린(스프링이 달린 사각형의 탄력 있는 매트 위에서 뛰어오르거나 공중회전 등의 동작을 펼칠 수 있는 기구)에서 지상훈련을 해야 하는데 마땅한 장소가 없다” 며 “체조 선수들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외국에 가 있는 사이 잠시 빌려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걸음마를 뗀 스키 에어리얼이 가야 할 길은 멀지만 평창올림픽까지 남은 기한은 2년3개월 남짓. 스키협회와 조 감독은 우선 2016년부터 국제대회에 참가해 경험을 쌓는다는 계획이다. 조 감독은 “맨 처음 훈련을 할 때는 체계가 잡히지 않아 일반 학생 선수 같았다”고 회상하며 “국가대표 선수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79년 처음 체조 지도자를 맡았을 때는 한국 체조도 꼴찌에서 4등인 하위권이었다”며 “마루운동도 잘하고 잠재력이 있는 선수들이니 기본부터 훈련 해 나가면 올림픽에서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감독은 특히 “하계 종목인 체조를 정상에 올려놓은 만큼 유사한 동계종목인 스키 에어리얼도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며 “최정상에 올려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대한스키협회는 중국스키협회와의 협업을 통해 12월부터 중국 칭다오에 위치한 에어리얼 시설에 훈련 캠프를 차릴 예정이다. 이후 내년부터 국제 대회 참가를 거쳐 대표팀과 후보 팀을 확정한 뒤 2018 평창올림픽에 출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대한스키협회는 선수단의 훈련을 위해 중국 체조선수 출신의 에어리얼 국가대표 지동(41)총 감독을 초청해 특별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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