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에게 사기를 친 일당이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 제3단독 신용무 판사는 배모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배모씨는 취업준비생 60여명에 공무원으로 취업시켜주겠다고 속여 5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공범 김모씨는 징역 2년, 박모씨는 징역 1년, 이모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법원에 따르면 배씨는 2012년 처음으로 취준생들이 공무원을 선호한다는 것을 이용해 사기를 계획했다. 민모씨와 함께였다. 김씨는 중간 모집책으로 내세워졌다.
김씨는 어머니 이씨와 후배 박씨를 끌어들여 공무원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을 모아 "국방부에 비리가 많아 정부가 민영재단을 만들어 개혁하려고 하는데, 등록비를 내면 재단이 설립될 때 별정직 7급 군무원으로 채용되게 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7급 공무원 자리를 주겠다는 김씨 일당의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간 피해자들은 돈을 들고 몰려들었다. 이들이 2012년 11월부터 2년2개월동안 63명에게 받아낸 돈은 5억 7,000여만원에 달했다.
이들은 주변의 아는 사람뿐만 아니라 지인을 통해 소개받기도 했고, 소개받은 청년 구직자를 통해 또다시 다른 사람들을 소개받아 돈을 보내도록 설득하는 등 끈질기게 범행을 이어갔다. 이들은 범행이 순조롭게 이뤄지자 친척에게까지 손을 뻗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의 사촌동생과 처남도 공무원 자리를 주겠다는 말만 믿고 3,700여만원을 건넸다.
이들이 경찰에 붙잡혔을 때는 돈을 유흥비 등으로 흥청망청 탕진한 뒤였다.
신 판사는 "피고인들이 사기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피해자들로부터 지속적으로 돈을 받으면서도 아무런 자료도 만들어 놓지 않은 점 등으로 볼 때 범행 의사를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2년여에 걸친 범행으로 일부 피해자들은 직장을 구할 기회를 놓치기도 했으며, 이는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막대한 피해"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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