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드황제' 신승훈이 9년 만에 정규 앨범을 발매하고 돌아왔다.
신승훈은 28일 서울 청담CGV에서 11집 '아이엠 앤 아이엠(I am...&I am)'의 음악 감상회를 열고 "신승훈의 음악 시즌2가 시작됐다"고 알렸다.
이번 앨범은 오랜 기간 준비해온 만큼 싱어송라이터 신승훈의 음악 인생 25년이 집약된 앨범이다. 목소리·반주 위치까지 심혈을 기울여 완성했다. 타이틀곡 '이게 나예요'는 신승훈표 발라드 특유의 호소력과 담백함, 절제의 미를 25년 음악 내공으로 보여줬다.
두 번에 걸쳐 내놓는 앨범의 파트1은 29일 0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됐고 파트2는 11월 중 공개할 예정이다.
-데뷔한지 어느덧 25주년이다.
"25주년 기념 앨범보다 정규 앨범을 택했다. 지나온 25년의 감회보다 앞으로 펼쳐질 20년의 새로운 시작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25년 중 가장 기뻤던 순간이 있다면.
"쉬고 있을 때엔 정말 외부 접촉이 없는 작곡가다. 외로움이 깊어진다. 그래서 앨범 낼 때 무척 기쁘다. 특히 이런 자리에서 희열을 느낀다."
-반대로 무엇이 힘들었나.
"곡을 쓸 때 미치겠다. 나오긴 나온다. 25년 했다고 도가 트이는게 아니라 점점 이상해진다. 가끔 도자기공이 다 만들어 놓은 걸 망치로 깨는 것 보면 안타까웠다. 그런데 이제 살짝 그 마음 알 것 같다."
-정규 앨범은 2006년 10집 이후 처음이다.
"10집 이후 세 장의 미니앨범만 냈다. 모던록, 어반뮤직, 브리티시록 등 실험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9년이 됐다. 앞으로 20년 더 음악을 할 것인데 어떤 음악을 할 것인지 상상만 하지 말고 일단 부딪혀 본 시간이었다. 어울리는 음악, 안 어울리는 것 알게됐고 이유있는 방황이었다는 생각이다. 내게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번 앨범의 특징을 꼽자면.
"신승훈 음악의 추억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주는 11번째 답장이다. 파트1와 파트2 음악적 성향 다를 것이다. 대중 가수는 대중의 생각과 빗나가면 책무를 잊는 것이라는 신조가 있다. 대중 작곡가로서 책임을 다한 앨범이다."
-11집은 신승훈에게 어떤 의미인가.
"음악 인생의 시즌2다. 예전부터 가졌던 생각인데 다시 쓰기 1집이라고 보면 된다. 사랑한만큼 증오가 심하듯 음악이 싫어질 때도 있었다. 그만큼 절제를 배웠고 시즌2가 이번 앨범부터 시작이다. 조금 세련된 음악이다. 트렌드를 좇는 의미가 아니라 그동안 슬픔을 쏟아부으며 노래했다면 이제는 조금 다르다. 가만히 있는데 눈물 흘리는 게 더 슬프지 않나. 담백한 슬픔, 딱 25년차 가수가 할 수 있는, 해야 할 음악들이라고 생각한다."
-한동안 작사는 잘 하지 않았다.
"무뎌지기도 했지만 억지로 쓰기 싫었다. 쓸 때가 됐다고 여겨서 한 번 써봤다. 오랜 만에 하니깐 뭐가 나오더라."
-국내 발라드 시장이 침체된 면이 있다. '발라드의 황제'로 불리는 가수로서 어떻게 바라보나.
"발라드는 죽은 게 아니다. 그대로 있다. 다른 장르가 올라와 있을뿐이다. 올라갔으면 내려오기 마련이다. 우리는 가만히 있으면 된다. 그럼 다시 상승효과 나올 것이다. 나는 계속 이 자리에서 발라드를 계속 지켜나가겠다."
-수록곡 중 'Would you marry me'가 있는데 제목이 인상적이다.
"가수는 제목따라 간다는 게 맞다. '보이지 않는 사랑'을 부르니 아직도 사랑이 안 보여 이렇게 산다. 기운을 바꿔보면 어떨까 해서 만들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말 보다 쳐다 보고 노래 부르면서 내가 하고 싶은 얘기라고 할 생각이다. 굉장히 전략적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그런가 3시간 만에 작곡 했다."
-결혼할 마음은 이제 없는 건가.
"마음이 있으니까 이런 노래 만드는 것이다."
-그동안 연애에 실패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웃음) 4년 간 아무 것도 없었다. 그 전에는 '썸'이라는 게 있었다. 배려심이 너무 많아서 그런가 생각이 든다. 곡을 쓸 때엔 작업에만 집중하는 편이라 어떤 여자도 못 만난다. 미리 상처를 입을거라고 생각해서 거리를 둔다. 그런데 지금 그런 거 따질 때가 아니다. 두고봐라. 신승훈이 'Would you marry me'를 부르면 귀를 기울여라."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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