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급 군무원으로 취업시켜주겠다”고 속여 공무원 준비생들로부터 수억원을 뜯어낸 일당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신용무 판사는 공무원 취업을 미끼로 취업준비생들로부터 약 5억7,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배모(54)씨에게 징역 2년6월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배씨의 공범 김모(41)씨와 박모(38)씨에게는 각각 징역 2년과 1년이 선고됐다.
이들은 2012년 5월 24일부터 올해 4월 1일까지 “국방부에 비리가 많아 민영재단을 만들어 개혁하려고 하는데, 이 재단에 별정직 7급 군무원 자리가 나 비용을 내면 채용시켜줄 수 있다”고 속여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20, 30대 취업준비생 63명에게서 5억7,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재단 설립을 위한 착수금과 관사비 등이 필요하다며 1인당 1,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요구했지만 피해자들은 7급 군무원 자리를 얻을 수만 있다면 그리 큰 액수는 아니라는 생각에 선뜻 돈을 송금했다.
이들은 범행이 순조롭게 이뤄지자 심지어 자신의 가족들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모집책으로 활동한 박씨는 사촌동생과 처남에게도 접근해 비슷한 감언이설로 3,700만원을 가로챘다. 이들은 이렇게 가로챈 돈을 생활비로 사용하거나 일부는 유흥비로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 판사는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피해자가 많고, 피해 규모가 큰데도 회복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2년여에 걸친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일부 피해자들은 직장을 구할 기회를 놓치는 등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현빈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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