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예상은 했다. 대비책도 세웠다. 하지만 충격의 여파를 감출 수 없다.
삼성은 이번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9-8로 이기고, 2차전에서 1-6으로 패했다. 어딘가 '낯선' 스코어가 삼성의 부실한 마운드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한 점의 의미가 더 큰 단기전에서 이틀 연속 대량 실점을 했다는 건 분명 '이상 신호'다. 삼성은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제패하면서 한 해에 두 경기 이상 6실점한 경우가 단 한 번도 없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방망이의 팀' 넥센과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어 마운드의 힘을 제대로 과시했다. 4차전에서 9실점으로 패했지만 2, 3, 5, 6차전은 모두 1실점으로 승리했다. 그 4경기에서 윤성환과 안지만이 각각 2승씩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 삼성 마운드에는 윤성환과 안지만, 임창용이 없다. 각각 선발과 중간, 마무리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이들은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을 받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빠졌다. 갑작스런 주축 투수들의 이탈에 삼성 마운드는 불안을 안고 한국시리즈를 시작했다. 그리고 예상했던 걱정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시리즈 전적을 1승1패로 균형을 맞추고 있지만 '삼성답지 않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정규시즌 때와 같이 선발 야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은 올해 선발 5명이 10승 이상을 기록한 최초의 기록을 세웠을 만큼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1차전에서 에이스 피가로가 3⅓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고, 2차전 선발 장원삼은 6이닝 4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선발의 힘'은 아직 발휘되지 않고 있다.
연쇄작용이다. 선발이 흔들리면서 중간 투수는 더 큰 부담을 갖게 됐다. 이미 안지만과 임창용이 이탈해 헐거워진 뒷문의 불안감이 더 커져 있는 상태다. 류중일 감독은 약해진 뒷문의 대안에 대해 "심창민과 차우찬의 활용도를 높이겠다"며 "이 둘이 마무리 투수도 맡을 수 있다"고 예고했다. 차우찬은 1차전 세이브로 제 몫을 했지만, 심창민은 두 경기 연속 부진(⅓이닝 2피안타 2사사구 1실점)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미 핵심 전력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기대주까지 부진하자 마운드에는 빨간 불이 들어왔다. 류 감독은 "내가 부담을 너무 많이 준 것 같다"며 "결국 심창민이 그걸 뛰어 넘어야 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사진=삼성 차우찬(왼쪽)-심창민. 대구=임민환 기자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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