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삼성 박한이(36)는 '한국시리즈 사나이'다.
올해로 11번째 한국시리즈 무대를 누비고 있는 지난 2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출장하면서 한국시리즈 통산 60경기로 역대 최다 출장 기록을 새롭게 썼다. 통산 최다 득점(37)·안타(53)·타점(28)·루타(75) 등의 기록도 모두 그의 것이다.
철저한 몸 관리와 끝없는 주전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을 만큼의 실력을 발휘했기에 이룰 수 있던 기록이다. 박한이는 "지금은 내 기록보다 오로지 팀이 이겨야 된다는 생각으로 뛰고 있다"며 "그렇게 뛰다 보니 기록도 쌓이고 있는 것 같다. 그동안 아프지 않고 뛰었다는 게 (기록으로) 드러나는 것 같아서 고맙다 "며 미소 지었다.
이제는 '연례행사'처럼 느껴지는 한국시리즈이지만 팽팽한 긴장감 만큼은 변함이 없다. 특히 올해 삼성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주축 투수들이 도박 스캔들로 이탈하면서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았다. 박한이는 "올해는 특히 안 좋은 일도 있어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선수들 하나하나가 뭉쳐서 하려는 마음이 있다. 팬들 앞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박수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선수들이 정말 최선을 다해 뛰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그를 힘들게 했던 여러 어려움의 기억들도 이제는 '경험'으로 남았다. 박한이는 "2011년 한국시리즈에서 12타수 무안타로 진짜 못 쳐서 '멘붕'이 왔다. 그 이후에는 '올해 한국시리즈에서도 못하면 어떻게 하나' 싶어서 힘들고, 고민이 많아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이제 그 기억은 그를 더 단단하게 하는 밑바탕이 됐다. 박한이는 "(한국시리즈 MVP에 오른) 2013년까지도 힘들었는데 확실히 경험이 중요한 것 같다. 힘든 걸 내가 스스로 극복을 할 수 있다는 게 도움이 되고, 지금은 편안히 경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일곱 개의 우승 반지를 가지고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과 함께 팀 내에서 '최다 우승 반지' 보유자다. 올해는 '여덟 번째'를 향해 뛰고 있다. 그는 "사람 욕심은 한도 끝도 없다. 열 손가락을 다 반지로 채우고 싶기도 하지만,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감독님께서 미팅에서 말씀하셨듯이 결과는 위에서 다 정해준다고 생각하고 우리는 우리 플레이만 하면 된다"며 웃었다.
삼성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그동안 홈 구장으로 사용한던 대구 시민 야구장을 떠난다. 2001년 데뷔 후 대구구장에서 '꾸준해서 더 빛나는' 기록을 써왔던 그는 마지막까지 최고의 기억을 쓰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박한이는 "대구구장에서 마지막 시즌인데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게 우리 팀의 숙제 같다. 팬들을 실망시키는 경기를 해선 안 된다"며 각오를 전했다.
사진=삼성 박한이. 대구=임민환기자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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