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align="left">[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스나이더(넥센), 니퍼트(두산), 스튜어트(NC), 나바로(삼성). 올해 '가을 무대'에서 영웅이 된 외국인 선수들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포스트시즌 총 12경기 중 절반인 6경기에서 외국인 선수가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뽑힐 만큼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쳤다. 플레이오프 MVP도 니퍼트의 몫이었다.
<p align="left">포스트시즌이 외국인 선수들의 잔치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최원호 SBS SPORTS 해설위원은 "팀에서 용병들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며 "외국인 투수들은 대부분 '원투 펀치(1~2선발)' 역할을 하고 외국인 타자는 중심 타선에 자리한다. 각 팀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p align="left">니퍼트와 스튜어트는 각각 두산, NC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투수들이다. 니퍼트는 정규시즌에서 잦은 부상 탓에 20경기에서 6승5패 평균자책점 5.10으로 부진했지만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던 팀의 에이스다. 결국 원래 잘 했던 선수가 완벽한 몸 상태를 회복하니까 포스트시즌에서도 예전 구위를 뽐내며 제 몫을 한다는 의미다.
<p align="left">니퍼트는 NC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완봉 역투로 데일리 MVP에 뽑혔고, 사흘 휴식 후 4차전 등판에서도 7이닝 무실점으로 또 한 번 영예를 안았다. 27일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7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 포스트시즌 24⅓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으로 이 부문 역대 신기록을 세웠다. 플레이오프 2차전 완투승을 거둔 스튜어트 또한 후반기에만 7승을 수확하고 2.19의 평균자책점으로 NC의 기둥 역할을 했던 투수다.
<p align="left">나바로는 올해 역대 외국인 선수 최다 홈런(48개)을 쏘아 올린 강타자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0.333, 5홈런 10타점으로 시리즈 MVP를 수상할 정도로 큰 경기에도 강하다. 나바로는 올해도 어김 없이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하는 3점 아치를 그렸다.
<p align="left">정규시즌에 주춤했다가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가을 DNA'를 2년 연속 발휘한 스나이더는 앞서 언급한 선수들과 다른 경우다. 이에 대해 최원호 위원은 "단기전은 '미친 선수'가 나오기 마련이다. 국내 선수들 중에도 허경민(두산)처럼 예상치 못하게 잘하는 선수가 나오는 것처럼 스나이더도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p align="left">외국인 선수들이 단기전에서 주역이 되는 모습은 앞으로도 자주 나올 것으로 보인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향후 2~3년은 외국인 선수가 가을을 지배할 것"이라며 "팀이 10개 구단으로 늘면서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허 위원은 이어 "국내 투수들도 김광현(SK), 양현종(KIA), 윤성환(삼성)을 제외하면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는 선수가 안 보인다. 때문에 팀으로서는 외국인 투수에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국내 투수들이 약하다 보니까 외국인 타자들을 이겨내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p align="left">사진=두산 니퍼트(위)-삼성 나바로(아래).
대구=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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