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4)가 한국시리즈에서도 변함 없이 최고의 투구를 했다.
니퍼트는 2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7전4승제) 2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2볼넷 무실점 호투로 팀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총 92개를 던진 그는 쌀쌀한 날씨에도 최고 시속 151㎞ 직구(49개) 위주로 승부하면서 체인지업(22개), 슬라이더(18개), 커브(3개)를 곁들였다.
니퍼트는 이로써 포스트시즌 3경기째 무실점 경기를 이어갔다. 이는 역대 한해 포스트시즌 최초로 24⅓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이다. 니퍼트는 앞서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 1⅓이닝 무실점, NC와 플레이오프 16이닝 무실점, 그리고 이날 7이닝 무실점 역투를 뽐냈다. 종전 기록은 2013년 팀 동료 유희관의 20⅔이닝 무실점이다.
니퍼트의 역투에 힘입은 두산은 1차전 역전패 충격을 덜고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니퍼트는 1차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플레이오프 1차전과 4차전에 이은 세 번째 수상이다. 양팀의 3차전은 두산의 안방 서울 잠실로 옮겨 29일 오후 6시30분에 펼쳐진다.
니퍼트는 이번 호투로 2년 전 악몽을 말끔히 지웠다.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 3승2패로 팀이 앞선 가운데 6차전 선발 마운드에 올랐지만 6⅔이닝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그 해 정규시즌 삼성전에 3차례 나가 3승 평균자책점 1.89로 '사자 킬러'라는 불렸던 별명이 무색하게 무너졌다. 6차전을 내준 두산은 결국 최종 7차전에서 삼성에 우승컵을 내줬다.
니퍼트는 몇 차례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으로 버텼다. 1회말 1사 이후 2번 박해민에게 2루타를 내준 뒤 3번 야마이코 나바로와 4번 최형우를 각각 삼진, 3루수 뜬 공으로 요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3회말에도 1사 3루에서 1번 박한이와 2번 박해민을 연거푸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6회말에는 2사 후 박해민에게 우전 안타를 내주고 2루 도루, 포수 송구 실책으로 인해 3루까지 베이스를 허용했으나 나바로를 상대로 시속 150㎞ 강속구로 우익수 플라이를 유도했다.
니퍼트가 7회말까지 무실점으로 막고 타선의 집중력으로 6-0으로 앞서자 두산 벤치는 8회말부터 불펜진을 가동했다. 전날 무너졌던 불펜(윤명준 ⅓이닝 무실점ㆍ이현호 1⅔이닝 1실점)은 9회말에 1점을 내주긴 했지만 추가 실점 없이 팀 승리를 지켰다.
타선에서는 9번 김재호가 선제 결승 타점을 포함해 2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렸고, 3번 민병헌은 혼자 3타점을 쓸어 담았다. 톱 타자 허경민도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삼성은 선발 장원삼이 6이닝 4실점으로 버텨봤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아 패배를 떠안았다.
사진=임민환 기자
대구=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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