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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비서 “이완구 사무소 간 날 차에 쇼핑백 실었다”

입력
2015.10.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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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비서 “이완구 사무소 간 날 차에 쇼핑백 실었다”

“쇼핑백을 성 회장의 차량 운전석 뒷자리 바닥에 놓은 기억이 난다.”

성완종(64ㆍ사망) 전 경남기업 회장의 수행비서 이용기(43)씨가 27일 법정에 나와 이완구(65) 전 총리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냈다. 이 전 총리는 성 전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장준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이씨는 “(돈 전달 날짜인 2013년 4월 4일) 성 회장 지시로 (자금담당) 한장섭 부사장에게서 쇼핑백을 받아 차에 실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크기가 다른 쇼핑백 2개를 보여주자 이씨는 “죽 전문점에서 쓰는 쇼핑백 크기였다”고 했다. 이씨는 당일 행선지에 대해 “카톡 대화방과 과거 이메일을 보고 그날 성 회장이 충남도청사 개소식에 간 기억이 떠올랐다”며 이처럼 상세히 진술했다. 이 전 총리는 당시 충남 부여 선거사무실을 찾은 성 전 회장에게서 현금 3,000만원이 든 쇼핑백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총리 측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먼저 이씨에게 “쇼핑백에 뭐가 들었는지 확인했느냐”며 진술의 허점을 공격했다. 이씨는 “쇼핑백 윗부분이 조금 접혀 있어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확인하지 못 했다”면서 “하지만 한 전 부사장의 직책에 근거해 돈이 들었을 것이란 짐작은 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 전 총리 측은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직전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보낸 1억원의 ‘배달사고’ 여부를 확인한 것과 달리, 이 전 총리의 경우 확인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씨도 “(확인 과정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 측은 문제의 ‘비타500’상자에 돈을 담아 전달했다는 언론보도가 비서진에게서 비롯된 것인지도 물었다. 이 전 총리는 “비타500 보도로 큰 상처를 입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이씨는 “비서들은 비타500 상자를 언급한 적이 없고, 언론사에 확인된 내용이 아니어서 쓰지 말라고 항의했다”고 답했다. 법정에 나온 이 전 총리는 직접 이씨에게 “제가 2012년 암 투병을 할 때 성 전 회장이 문병을 왔었는가” 라고 질문을 하면서 성 전 회장과 친분이 두텁지 않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손현성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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