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수출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본원적 경쟁력’을 꼽는다. 경쟁업체들보다한 발 앞선 기술로 소비자들이 느끼는 만족도를 극대화 해 세계 시장을 이끄는 ‘월드 프리미엄’ 제품을 본원적 경쟁력의 정수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경쟁이 치열한 스마트폰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두뇌인 응용프로세서와 카메라 등 하드웨어 개발에 강하다. 요즘은 여기에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갤럭시S6’나 ‘갤럭시노트5’에서 선보인 엣지 화면으로 새로운 하드웨어를 선보이고 여기에 기존 신용카드를 고스란히 스마트폰에 탑재한 삼성페이로 실용성 높은 소프트웨어를 선보였다.

개발도상국들의 가격경쟁력과 선진업체들의 브랜드 경쟁력 사이에 낀 가전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놓은 프리미엄 빌트인 제품 ‘셰프컬렉션’과 ‘LG스튜디오’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고심한 결과다. 스테인리스 스틸을 적용한 세련된 디자인으로 냉장고, 오븐, 전기레인지, 식기세척기 등 생활가전을 하나의 세련된 이미지로 통일시켰다. LG전자 관계자는 “2만달러 수준의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미국 현지 반응이 뜨겁다”며 “시장 진출 초기 단계인 만큼 앞으로 집중적 마케팅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한발 앞 선 경쟁력을 위해 수소연료전지자동차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수소연료는 연소 후 공해 물질이 나오지 않아 미래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이런 장점 때문에 일본 닛케이BP클린테크연구소는 2030년 세계 수소연료 시장 규모를 400조원대로 추정한다.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2013년 2월 수소연료전지자동차 전용공장에 투싼ix 양산체제를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광주 오룡동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해 수소의 생산, 저장, 충전에 관련된 모든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다. 벤처들과 협업을 위해 150억원 규모의 수소 펀드도 만들었다.

포스코는 자동차용 초고장력강판에 집중하고 있다. 연비는 높이고 매연을 줄이면서 안전을 강화하려면 더 가볍고 튼튼한 강판이 필요하다. 포스코는 고온 프레스가공과 급속냉각을 병행해 철강의 강도를 3~4배 끌어올려주는 신가공기술 HPF를 도입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철에다 망간, 알루미늄 등을 섞는 ‘TWIP강’도 개발했다. 강도를 높이고 무게는 30% 줄였지만 HPF방식과 달리 별도 가공이 필요 없는 방식이다.
화학업계도 수출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LG화학 역시 10여년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생산기법을 손에 쥔 아크릴산 생산을 늘리고 있다. 아크릴산의 연간 매출을 1조2,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대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고탄성 화합물질로 플라스틱이면서도 고무 같은 탄력성을 지닌 엘라스토머를 개발하는 등 프리미엄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허정헌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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