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장녀 빠진 천경자 유족 “우리도 어머님 계신 곳 알고 싶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장녀 빠진 천경자 유족 “우리도 어머님 계신 곳 알고 싶다”

입력
2015.10.27 20:00
0 0
고 천경자 화백의 차녀 김정희(왼쪽)씨와 사위 문범강씨 등 유족들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천 화백 추모식 개최와 금관문화훈장 추서를 건의했다. 뉴시스
고 천경자 화백의 차녀 김정희(왼쪽)씨와 사위 문범강씨 등 유족들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천 화백 추모식 개최와 금관문화훈장 추서를 건의했다. 뉴시스

“아무런 장례 없이, 추모 행사 없이, 이렇게 어머니를 떠나 보내야 했다는 사실에 너무나 망연했습니다.”

27일 오후 2시 서울시립미술관 지하1층 강당에서 고 천경자 화백의 유족들이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섰다. 장녀 이혜선(70)씨를 제외한 세 자녀(배우자)는 자신들도 어머니 사망사실을 몰랐다며 충격과 언니에 대한 원망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우리가 어머니 그림을 팔려 한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국민이 사랑하는 천 화백에 대한 추모행사를 열 것”을 건의했다.

천 화백의 장남 이남훈(67)씨와 차녀 김정희(61)씨와 사위 문범강씨, 차남 김종우(작고)씨의 아내 서재란씨는 이날 공동 발표문에서 “언니(이혜선씨)가 이따금 다른 형제들이 어머니를 방문하는 것조차 차단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였다”면서 “자식들 사이에 유산 놓고 다툼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해서 그 동안 아무런 말 하지 않고 고통을 감내했다”고 밝혔다. 공동 발표문을 읽은 뒤 김정희씨는 “언니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어머님을 어디에 모셨는지 다른 자식들에게 알려줄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이들은 사망 사실도 10월 19일(한국시간)에야 알았다고 했다. 장남 이씨는 “한국의 어머니 계좌를 보유한 은행에서 전화가 와, 사망자의 계좌를 정리하기 위해선 친자녀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다 하더라”고 했다. 그는 “담당자의 전화를 옆에 있던 누님이 이어받더니 계좌 정리에 동의해 달라고 해 거절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대한민국예술원이 연금 지급을 중단하면서 제기했던 ‘2014년 이전 사망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사위 문씨는 “고인의 사망신고서와 첨부된 의료기록을 확인한 결과 8월 6일 사망이 맞다”고 밝혔다. 김정희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어머니께서 위독하셔서 이따금 병 간호를 했고, 올해 4월 5일 병문안을 한 게 생전 뵌 마지막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유족들은 두 가지 건의사항을 제시했다. 우선 서울시에는 “추모행사에 적극 나서서 격식을 갖춘 예우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김정희씨는 “어머니께서는 자식처럼 사랑하신 작품 93점을 많은 분들이 보실 수 있도록 서울시에 선뜻 기증했다”며 “서울시가 적극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선 유가족이 10월 30일 오전 10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추모식을 거행하기로 미술관과 합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에는 “금관문화훈장 추서를 취소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우니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체부는 최근 작품활동이 없었고 사망 미스터리가 밝혀지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는데 김정희씨는 “어머니께서 말년에 건강이 악화되신 것 때문에 작품활동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문체부가 감안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고 “오늘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사망에 얽힌 의혹’이 해소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