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이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 논란이 진행 중인 증도가자(證道歌字) 일부가 위조됐다는 조사 결과를 내놔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국과수는 27일 증도가자로 추정되는 활자 109점 중 청주 고인쇄박물관이 소장한 7개에 대해 3차원 컴퓨터단층촬영(CT)한 결과 활자 단면 안팎의 밀도가 다른 이중구조여서 인위적으로 조작한 흔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마이크로X선 형광분석을 통해 활자 내부에 주석이 더 많이 섞여 있다고 밝혔다. 국과수 측은 “활자 내부는 다루기 쉬운 주석으로 채우고, 외부에 구리 비중이 높은 청동을 덧씌운 흔적으로 보인다”며 위조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증도가자가 세계 최고 금속활자가 맞다는 검증결과를 내놓았던 남권희 경북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위 근거에 대해 “고대 청동유물이 내부에서부터 부식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며 “2014년 기초과학연구원에서 활자 핵심부 성분분석을 했을 때는 오히려 구리의 함량이 훨씬 높았다”고 밝혔다.
이외에 ▦분석된 증도가자의 서체가 후대의 금속활자보다 직선도가 더 높고 ▦옛 중국에서만 잠시 쓰였던 ‘??(연자매 용)’을 옥편에 나오는 한자 ‘聾(귀먹을 롱)’으로 잘못 해석했다는 국과수 지적에 대해서도 남 교수는 ▦활자 직선도는 마모 정도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고 ▦옥편에 없는 한자가 오히려 시기를 추정할 근거가 된다고 반박했다.
남 교수가 이끈 경북대 산학협력단은 먹 탄소연대측정 등을 통해 고인쇄박물관 활자 7개 중 3개를 증도가자, 4개는 증도가자 아닌 고려활자로 판정했었다. 6월 문화재 지정조사단을 꾸린 문화재청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기존 연구결과를 과학적으로 정밀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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