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산들은 단풍이 절정을 지나 조금씩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홍천군 내면의 이름 모를 숲. 어슴푸레한 안개가 걷히니 꿈에서 본듯한 몽환적 분위기가 눈앞에 펼쳐진다. 강원도 이북의 높은 산에서 자라는 낙엽활엽 큰키나무, 자작나무 숲이다. 껍질로 불쏘시개를 하면 ‘자작자작’소리가 나며 탄다고 해 자작나무란 이름이 붙었단다. 보존력이 뛰어나고 한약재로도 효험이 있다는 기름기 많은 껍질 때문일 게다. 산이라는 광활한 캔버스에 자연이 빚어 놓은 한 폭의 유화를 보며 이 가을, 짝사랑으로 열병을 앓는 이가 있다면 10월이 가기 전 자작나무 껍질에 진솔한 마음을 적어 사랑 고백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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