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도 모른 채 파키스탄에서 고아로 12년간 살아온 20대 청각장애 여성 지타가 앙숙이던 인도 파키스탄 양국 사이에 화해의 상징이 되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까지 나서는 국가적 환영을 받으며 고향으로 돌아왔다. 이런 신데렐라 스토리는 올 여름 인도에서 개봉한 발리우드 영화와 그의 스토리가 너무나 닮아있어 인도인의 감수성을 자극한 덕이 크다. 하지만 귀향 후에도 어릴 적 기억을 되찾지 못해 아직은 미완의 귀향이다.
모디 총리는 26일 지타가 인도로 돌아오자 환영식을 열어 주었고, 트위터에 그 동안 지타를 보호해준 파키스탄의 복지센터에 감사인사를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26일 “지타의 귀환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보기 드문 협력의 결과”라고 보도했다.
지타는 어린 시절을 기억하지 못한다. 어떻게 파키스탄에 오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2003년 파키스탄 동북부의 라호르 기차역에 앉아있는 소녀를 역 관리인이 발견해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 위치한 사회복지시설에 맡겨졌다. 자타를 맡은 에디 재단은 청각장애인의 위한 비영리기구로 청각장애인 소녀의 본명을 알 수 없어 ‘지타’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재단 설립자의 아들인 파이살 에디는 “지타가 ‘나마스떼’라고 양손 모아 인사를 하는 것을 보고 인도인이라 유추했다”며 “오로지 수화로만 소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타를 본국으로 보내려는 시도는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본인의 이름은 물론 고향이나 가족의 이름도 알리지 못해 번번히 좌절됐다. 올해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도 상영됐던 ‘카쉬미르의 소녀’가 지난 여름 인도에서 개봉돼 관심을 모으며 기적이 일어났다. 이 영화는 한 남성이 말을 하지 못하는 파키스탄 소녀의 어머니를 찾아주는 내용으로 지타의 이야기와 흡사했다.
‘카쉬미르의 소녀’가 인도에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접한 에디 재단측은 이 영화의 실제 주인공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시작했다. 대중에게 지타의 이야기가 알려지자 인도 정부와 파키스탄 정부가 지타의 친부모를 찾기 위해 나섰다. 그 결과 지타의 친부모라고 주장하는 여러 가족이 등장했고 인도 정부는 파키스탄 정부의 협조 아래 가족들의 사진을 에디 복지센터로 보냈다. 하지만 지타가 사진 속 가족들의 모습을 보고도 친부모를 알아보지 못해 유전자 검사를 할 예정이다.
자타가 가족을 찾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지만, 인도 외교부 대변인 비카스 스와루프는 “친부모를 찾지 못하더라도 지타는 우리가 돌봐야 할 인도의 딸”이라며 지타의 귀환을 축하했다.
전영현 인턴기자(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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