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노조 "총파업" 반발
KBS이사회가 KBS 최종 사장 후보로 고대영(60) KBS 비즈니스 사장을 선정해 심각한 내부갈등과 함께 정치적 논란이 예상된다. 고 후보자를 “사상 최악의 부적격 후보”로 지목했던 KBS 양대 노조는 총파업 등 물리력 행사 의지를 밝히며 고 후보자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KBS이사회는 26일 서울 여의도동 KBS본관에서 정기이사회를 열고 고 최종 후보자를 비롯해 조대현 KBS 사장, 강동순 전 KBS 감사, 홍성규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 이몽룡 전 KT스카이라이프 부회장의 면접을 진행했다. 이날 면접에는 특별다수제(전체 이사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후보자 선정) 도입 등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 21일 이사회 참석을 보이콧했던 야당 추천 이사 4인도 참석했다. 이날 여당 추천 이사 7명과 야당 추천 이사 4명은 후보자 면접을 끝낸 뒤 최종 후보자 선정을 놓고 두 시간 가량 격론을 벌이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표결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에 참석한 한 이사는 “여당 이사 7명 전원이 고 후보자에게 표를 던졌다”고 전했다.
고 후보자는 KBS 안팎에서 “사상 최악의 부적격 인사”로 분류돼 왔다. 이명박 정부 시절 KBS 보도국 주요자리에 있으며 여러 논란을 일으킨 인물로 꼽힌다. KBS 양대 노조인 KBS노조(1노조)와 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에 따르면 고 후보자는 2009년 보도국장 재임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단순보도’하라는 지시를 내려 논란을 빚었다. 2011년 보도본부장 재임 시에는 수신료 인상이 국회에서 논의되는 과정에서 있었던 민주당 대표실 도청 의혹의 배후로 지목됐다. 보도국장ㆍ보도본부장 재임 시절 사내 기자협회와 노동조합의 신임투표에서 각각 93.5%, 84%의 불신임 표를 받은 기록도 있다. KBS 양대 노조는 “당시 친정권적 보도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고 밝혔다. 양대 노조는 일찌감치 고 후보자를 ‘청와대 인사’ ‘부적격 인사’로 지목해왔다.
이날 KBS 양대 노조와 KBS 4개 직능 협회(경영·기자·방송기술인·PD)는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오훈 새노조 위원장은 “공영 방송을 청와대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려는 방송 국영화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총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도 기자협회장도 “KBS 보도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는 고 후보자의 ‘친정권적 성향’과 전력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고 후보자의 정치성 편향성과 KBS 직원들의 거부감 등을 따졌을 때 공영방송의 수장으로서 적합하냐는 의문이 강하게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KBS 이사회는 빠르면 27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고 후보자를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여 고 후보자를 새 KBS 사장으로 지명하면 다음달 초 국회에서 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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