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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대선”,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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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대선”,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한탄

입력
2015.10.2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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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미국 텍사스 주 알링턴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아메리칸 리그 디비전 시리즈 텍사스 레인저스 대 토론토 블루 제이스와의 3차전 경기 직전 휠체어에 앉은 조지 H. 부시 전 대통령이 부인 바바라 부시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시구를 하고 있다. 바바라 여사 보행기의 ‘젭 부시’선거 로고가 눈에 띈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미국 텍사스 주 알링턴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아메리칸 리그 디비전 시리즈 텍사스 레인저스 대 토론토 블루 제이스와의 3차전 경기 직전 휠체어에 앉은 조지 H. 부시 전 대통령이 부인 바바라 부시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시구를 하고 있다. 바바라 여사 보행기의 ‘젭 부시’선거 로고가 눈에 띈다. 연합뉴스

“내가 이제 늙은 모양이군”, “어떻게 저런 소리를 하는 사람이 유력한 대통령 후보란 말인가.”

뉴욕타임스는 25일 도널드 트럼프 돌풍에 밀려 군소 후보로 전락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부친인 조지 H.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대선 판도를 한탄하면서도, 둘째 아들의 재기를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만 91세 고령으로 자필 서명도 힘든 상태지만 부시 전 대통령은 평소 즐기던 추리물 대신 밤 늦도록 정치관련 TV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또 둘째 아들 인기가 급락한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지인들에게는 “너무 늙은 탓인지 요즘 정치를 이해하기 힘들다”는 하소연도 하고 있다. 세계 2차대전에 참전했던 부시 전 대통령은 특히 트럼프가 지난 7월 ‘월남전의 영웅’으로 통하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비난하고도 정치적으로 멀쩡한 것에 대해 크게 놀라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그러나 선친(프레스콧 부시)이 63년전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시작된 ‘부시 왕조’의 영광을 지키기 위해 부시 전 대통령이 부인 바바라 부시(90) 여사와 함께 아들에 대한 적극 지원에 나섰다고 전했다. 자신의 아들이 근본 없는 트럼프에 밀려 본선도 아닌 공화당 경선에서 탈락하는 걸 가문의 수치로 여긴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실제로 부시 전 대통령은 아들의 참모에게 전화를 걸어 판세를 점검하는 것은 물론이고, 25일과 26일에는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행사에 건강을 돌보지 않고 장시간 참여했다. 또 지난 11일에는 ‘젭 부시’ 로고가 새겨진 보행기에 의지한 부인과 함께 프로야구 경기장에 나타나 아들에 대한 지지를 간접 호소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아들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네가 할 일은 나가서 승리하는 것 뿐”이라고 격려하고 있다. 또 43대 대통령인 장남 조지 W. 부시에게는 차기 대통령 취임일이 언제인지 묻고 난 뒤, “반드시 취임식장에 갈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 때문일까. 젭 부시 전 지사도 최근 방만한 선거 조직의 군살을 빼는 한편 도전자의 자세로 현장부터 다시 뛰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25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처럼 서로 헐뜯고 이룬 것 없이 싸우기만 하는 선거라면 차라리 나설 생각이 없다”며 독설을 일삼는 트럼프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또 “나는 트럼프에 신경 쓰지 않는 선거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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