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배구로 변신한 현대캐피탈
'2년차 세터' 노재욱이 중심 역할
최태웅 감독이 젊은 피 수혈 위해
부임 후 곧바로 트레이드로 영입
"미래 국가대표로 성장" 기대감도
스피드배구, 토털배구, 업템포(매우 빠른) 배구…. 수식어는 다양하지만 현대캐피탈 변화의 중심에 세터 노재욱(23)이 버티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2년차 신예로 현대캐피탈에 합류한지 6개월. 노재욱은 현대캐피탈의 주전세터로 코트의 사령관 역할을 소화해 내고 있다.
최태웅(39) 현대캐피탈 감독은 2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길게 보고 있다. 노재욱은 국가대표 세터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성장할 것”이라며 노재욱의 미래에 대해 낙관했다. 그만큼 팀에서 노재욱의 역할과 기여도가 커질 것이라는 뜻이다.
사실상 최 감독이 현대캐피탈의 지휘봉을 잡은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노재욱을 데려오는 일이었다. 지난 4월2일 현대캐피탈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최 감독은 곧바로 주전세터 권영민과 LIG손해보험(KB손해보험 전신)에서 뛰던 노재욱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만큼 젊은 피 수혈을 통해 팀의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던 셈이다.
최 감독 스스로가 세터 출신이기 때문에 능력 있는 세터를 발굴해 키워야 한다는 의무감도 작용했다. 최 감독은 “한국에서는 키가 큰 세터가 드물다. 노재욱을 통해 장신 세터도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장신에서 솟구쳐 나오는 노재욱의 토스는 일품”이라며 “네트의 백태 위로 토스해 상대 센터들의 반응을 느리게 만드는 게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노재욱이 신예라는 점도 현대캐피탈의 색깔을 입힐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다. 노재욱은 2014~15시즌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프로에 입문했다. 특유의 버릇과 습관이 굳어지기 전에 현대캐피탈에서 스피드 배구를 익히고 있다는 점은 노재욱 스스로에게도 행운이다. 최 감독은 “다른 구단들과 다른 스타일의 배구를 하고 있다는 자부심 때문인지 더욱 의욕적인 모습이다. 팀에 합류한 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무리 없이 녹아 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성민-오레올 쌍포를 요리하는 노재욱의 노련한 볼 배급 속에 최 감독의 모험과 실험도 합격점을 받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현재까지 4전3승1패의 성적으로 코트 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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