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하면 현장도착시간, 조치시간 등이 적잖게 소요돼 최선의 대응을 하더라도 일정부분 피해는 불가피합니다. 그래서 예방이 중요합니다.”
지난 19일 오전 7시 38분께 부산 남외항 묘박지 해상에서 44톤급 급유선이 시에라리온 국적 화물선(1,996톤)에 벙커 C유를 공급하던 중 기름 700ℓ가량이 바다에 유출됐다. 대형 사고가 잦았던 지난해엔 부산에서만 51건의 유류유출 사고가 발생해 총 61만ℓ의 기름이 바다에 쏟아졌다.
이찬근(54) 남해해경본부 해양오염방제과장은 “우리나라 연안은 해상교통량의 증가로 선박사고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유조선뿐만 아니라 일반선박도 최근 대형화되면서 연료 적재량이 늘고 선체구조도 단일선체여서 사고가 나면 큰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하지만 대부분의 해상사고가 인적 과실에 의한 것”이라며 “선박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기상 악화 시 무리한 운항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해상교통관제센터(VTS)는 철저한 관제로 위험한 운항을 하고 있는 선박에 대해 안전유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사고 발생 시 국제안전관리규약(ISM Code)에 따라 자체실정에 맞게 수립된 안전관리체제와 해양환경관리법이 규정하는 선박해양오염비상계획서를 토대로 신속한 대응을 해야 된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평소 반복적인 교육과 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해해양경비안전본부는 지난 21일 경남 남해군 상주해수욕장을 시작으로 29일까지 경남과 부산의 주요 해안 4곳에서 대량 기름 유출을 가상한 해안방제 합동훈련을 벌이는 중이다. 이번 훈련은 해안가에서 선박이 충돌해 다량의 기름이 떠다니는 상황을 가정, 기름 제거 작업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훈련을 지휘하는 이찬근 과장은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유류 방제 전문가. 1989년 4월 해양환경감시원으로 업무를 시작, 1995년 7월 여수에서 발생한 씨프린호 사고 후에는 국가방제기본계획(National Contingency Plan)을 수립하는 등 26년간 해양오염 예방에 힘을 쏟고 있다.
전혜원기자 iamjh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